의료계 파업이 현실로 닥쳐오자 시민들은 아직도 부족한 우리의 사회 통합능력에 분노를 터뜨리고, 의료계에 대해서도 보다 이성적인 대응을 요구했다. 또 의료대란에도 여전히 관료적이고 서류에 도장이나 찍으려는 정부의 안일한 자세도 성토했다.
이수명(42.대구.제조업)씨는 "아무리 좋은 제도도 국민들의 이해가 부족하거나 불편의 정도가 크면 무의미한 것"이라며, 시행 목표일만 제시한 채 국민적 합의 도출을 통해 문제를 풀려하지 않은 정부의 책상머리 행정을 비난했다.
의료 소비자의 대표기관이기도 한 국회가 한 일이 무엇이냐는 불만도 있다. 시민생활에 가장 직결된 의료문제를 그동안 얼마나 심도있게 다뤘는지, 의약분업이란 새 제도의 출발에 국회가 한 역할이 무엇인지 묻고싶다는 것이다.
의료계에 대한 성토도 이어져, 박병윤(대구.대학강사)씨는 "조제권과 관련한 약사법 개정 등 문제를 지금껏 용인하는 듯한 입장을 취하다가 지금와서 한꺼번에 묶어 파업의 조건으로 삼는 행위에는 문제가 있다"며 "국민들은 결국 밥그릇이 작아지니 이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구대 사회학과 홍덕률 교수(사회학)는 "의사와 약사 대표기구, 그리고 시민단체간의 합의가 끝난 사안을 의료계에서 번복한 것부터가 명분이 약해 보인다"며, "환자를 담보로 한 전국적 집단파업보다는 지속적인 제도 보완을 요구하는 이성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구 보건의료 포럼에 참가하고 있는 계명대 조병희 교수(사회학과)는 "그동안 의약분업을 둘러싼 논쟁이 대부분 집단간 이해관계의 해결 차원에서 진행돼 왔다"고 지적하고, 논의 과정에서의 국민 소외가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PC통신에도 네티즌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GPGQ는 "평소 환자에게 딱딱하게 굴고 잘 해준 게 없는 의사들이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집단 행동을 강행하려 한다"고 의사들을 비난했다. WINDOGZ는 "의약분업은 선진국에선 이미 시행되고 있는 것인데도 우리 의사들은 당장 수술할 환자를 놔두고 파업을 하려 하고, 약사들은 반창고도 슈퍼마켓에서 못 팔게 하면서 서비스 정신은 형편없다"고 싸잡아 비난했다.
치과의사나라에 정부가 있는가?'란 제목으라는 MACDDS는 '우리로, "정부가 두 손 놓고 누가 이기나 보자는 식으로 배짱을 부리고 있어 답답하고 어이가 없어 잠이 오질 않는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아무도 피해를 보지 않도록 보건복지부가 중재안을 내놓아야 한다"며, "이번 폐업으로 참 진료를 할 수 있는 제도가 완비되더라도 앞으로 이 땅에서는 존경받는 참 의사가 존재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가슴아파 했다.
趙珦來기자 swordjo@imaeil.com
金英修기자 stel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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