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주-낙동명 상촌리 윤재우씨

서울에서 전자회사를 경영하다 지난 80년 부도나 가족들과 빈털털이로 귀향해야 했던 윤재우(60·상주시 낙동면 상촌리)씨.

윤씨는 당시 할아버지가 시골집 마당에서 기르던 토종닭 4마리를 들고 자신의 산으로 들어가 지금까지 20년째 토종닭과의 싸움을 계속하고있다.

낙동 삼봉산 자신의 양계 농원에는 현재 2만여 마리의 닭이 산 속에서 자연 상태로 사육되고 있는데 닭 사료라고는 들깨묵, 솔잎, 아카시아잎, 생풀 등이 고작.물론 자연 방사인 탓에 이름 모를 벌레 등도 함께 먹고 자란다.

특히 독특한 것은 이 곳 닭들이 온종일 이산 저산 나무가지 마다 걸린 스피커를 통해 김대중 대통령의 방북 뉴스도 듣고 또 신나는 랩 음악도 듣는 등 세상 소식에도 훤하다는 것.

윤씨는 "이를 통해 닭들이 성장하면서 받는 각종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환경에서 성장한 토종닭은 과다섭취할 경우 인체에 유해한 콜레스테롤 수치가 기존 닭이나 계란과 비교해 크게 낮아 큰 닭은 1마리에 1만2천원 이상, 계란은 1개에 250원씩 등 시중가보다 무려 4, 5배나 비싸게 팔리고 있다.

대학 축산과 교수들마저 전국을 다돌아 다녀도 윤씨가 기르는 닭 만큼 깃털수, 닭벼슬, 발모양, 몸무게 등에서 96, 97%의 순도를 가진 토종닭이 드물다면서 연구대상으로 삼을 정도.

윤씨도 초창기에는 토종닭의 습성 등 사양관리를 전혀 몰라 많은 고초를 겪기도 했지만 20년 세월의 연구로 지금은 토종닭 박사가 됐다.

이에 따라 윤씨는 그동안 경북지사 표창은 물론, 5년전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품질 인증도 획득했다.

윤씨는"돈벌이를 떠나 토종닭이 원모습 그대로의 특성을 살려 나가는 일에 남은 정열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연락처 (0582) 532-5203. -상주·張永華기자 yhj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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