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예총 '문화정책'세미나

"행정의 지방자치는 이뤄져도 문화의 지방 자치는 요원한 실정입니다"17일 민예총 대구지회와 동구 팔공 문화원 공동주최로 열린 '지역문화 현실과 문화정책'에 대한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한 임재해 안동대 민속학과 교수는 지역문화의 현실과 이상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임교수는 지역문화라고 하면 으례 중앙문화에 대한 변방문화로서 지방문화를 생각하기 쉬우나 지역문화 발전을 위해서는 이런 인식의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지역문화란 일전한 지역적 범주안에서 형성된 공동체 문화라는 것. 따라서 서울문화도 지역문화일 수 있고 명동문화도 지역문화의 하나로 인식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지역문화가 온전하게 발전하지 못하는 것은 지역문화가 문화민주주의를 성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 지역정치가 중앙정치에 존속되어 있듯이 지역문화가 중앙문화에 종속되어 있고 중앙문화마저 중앙정치의 시녀노릇을 하고 있다는 것.

임교수는 "지역이 중앙의 볼모가 되어 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정치꾼의 눈치나 봐야 하는 처지에서는 지역문화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역에서 발굴된 문화재나 전승된 문화자료들을 중앙정부 단위의 연구기관이나 파견된 연구자들이 독점적으로 해석하고 심지어 자료까지 서울로 가져가 버리는 경우도 있어 발굴과 전승은 지방에서 하고 연구와 보존, 향유는 서울에서 하는 문화왜곡 현상이 빚어졌다고도 지적했다.

임교수는 "문화는 원래 생성 전승되었던 지역의 역사적 사회적 배경과 자연환경 속에서 유기적으로 존재하는 것인만큼 앞으로 지역문화는 해당 지역에서 보존 연구해야 할 것이며 서울에 있는 문화재들도 해당 지역으로 돌려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지역 문화 연구와 함께 지역문화지키기 운동도 적극 활성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임교수의 주제 발표에 이어 이홍재 한국문화정책개발원 연구실장이 '지역 문화의 현실과 문화정책'에 대해 주제발표를 했으며 정지창(영남대 독문과교수), 이필동(경주문화엑스포 기획실장), 이균옥(민예총 대구지회장)씨 등이 토론에 참가했다.-鄭昌龍기자 jcy@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