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최대불교예술 돈황벽화 훼손심각

세계 최대의 불교예술이자 사막 속의 천연 화랑인 중국 돈황(敦煌, 간쑤성) 막고굴(莫高窟)내 벽화들의 절반 이상이 훼손됐다고 돈황연구원(중국 국립)이 19일 밝혔다. 벗겨졌거나, 떨어져 나갔거나, 색깔이 바랬거나, 그림 자체가 아예 없어졌다는 것. 심지어 130호 석굴의 '도독부인 태원왕씨 예불도'는 가장 뛰어난 등신대의 공양 인물화였지만, 이미 복원이 불가능하게 됐다. 이런 상황은 22일의 돈황학 연구 100주년을 앞두고 공개된 것이다.

굴 중 17호 석굴 장경동(藏經洞)에서는 1900년 6월22일 무려 2만여점에 이르는 각종 고문헌.회화류들이 대거 출토돼 동서양 교류, 중국예술, 불교예술, 중국사 연구 등에 결정적으로 기여해 왔다. 중국에 불교가 도입된 후 4∼19세기 사이 1천500년간 작성된 것. 세계 4대 여행기로 평가받는 신라 혜초(慧超) 스님의 '왕오천축국전'도 여기서 나왔으며, 유물 상당수는 매수.약탈 등 과정을 통해 대영박물관(영국), 파리 국립도서관, 일본 쇼도(書道)박물관, 러시아 동양학 연구소(상트 페테르부르크), 베이징(北京)도서관 등에 분산 보관돼 있다.

또 돈황 막고굴은 1.8km에 걸친 절벽 위에 판 1천여개 석굴들(千佛洞)로 구성돼 있으며, 벽화들의 합친 길이는 무려 25km, 넓이는 1만3천600여평에 이른다.

벽화들이 망가지는 이유는 석굴 내로 빗물이 스며들고, 관광객들이 최근 몇년간 매년 60만명 이상으로 급증한 탓이다. 전문가들이 중간 크기의 굴 하나를 연구한 결과, 40명의 관광객이 37분을 머문 후 공중의 습도.온도.이산화탄소 함유량이 무려 6배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습도 상황에서는 이산화탄소가 물과 결합해 산성물질을 형성, 벽화에 타격을 가한다. 또 습기는 바위 속 염분과 결합해 벽화를 벗겨지게 만든다. 막고굴 자체도 19억5천만년 전 바다 밑에서 모래와 진흙으로 형성된 수성암이 융기해 만들어져, 취약한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따라 돈황연구원은 △한국의 석굴암 같은 복제굴 축조 △하루 관광객 수 2천명 내로 제한 △복원작업 강화 등 긴급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인력.예산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100주년을 맞아서는 돈황백년 관광축제, 돈황학 세미나, 문물 전시회 등을 현지와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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