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륙을 어찌할 것인가? 아프리카. 대부분 국가들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조금씩은 앞으로 나아가는 추세인 반면, 이 대륙에선 오히려 40년 전 보다 더 나쁜 쪽을 향해 거꾸로 가고 있는 것으로 판명났다. 이때문에 엄청난 숫자의 사람들이 생존 조차 위협받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의 상황=지난달 31일 발표된 세계은행의 '아프리카는 21C를 주장할 수 있는가?'라는 보고서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비참함을 극적으로 대변했다.
48개 아프리카 국가들의 전체 소득이래야 작은 나라 벨기에의 연간 소득에 불과했다. 대부분 아프리카 국가들의 국민총생산은 인구 6만명 정도의 선진국 도시 보다도 적었다.
아프리카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총생산량의 1%, 교역량의 2%에 불과했다. 또 막대한 외채 때문에 국민총생산의 17%를 매년 그걸 갚는데 써야 할 형편. 전기가 들어가는 가구가 전체의 1/5, 도로 포장률은 16%에 그쳤다. 남아공을 제외한 나머지 나라의 전화 보급대수를 다 합해야 겨우 500만 회선. 시골의 2/3에는 상수도 시설이, 3/4에는 하수도 시설이 없다.
상황 평가는 한마디로 내려졌다. "경제수준은 1960년대 보다 오히려 악화됐고, 앞으로도 연간 5%씩의 경제성장률을 지속하지 못하면 빠른 인구증가율 때문에 빈곤이 더욱 악화될 것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아프리카 국가들이 이처럼 빈곤의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두드러진 것은 인재.
사하라 이남의 48개 국가 중 최소 20개가 오랜 내전을 겪고 있다. 이때문에 빈곤과 폭력이 심화됐다. 국경 문제로 2년여간 분쟁해 온 에티오피아와 에레트리아는 국민들의 비참한 상황도 아랑곳 않고 전투에 미쳐있다. 10여년의 내전을 작년 7월 종식시키는가 했던 시에라리온에서도 마찬가지. 르완다와 부룬디에서는 피비린내 나는 종족 갈등이 쉴새 없고, 콩고 내전도 가관이다. 짐바브웨는 토지 문제로 폭발 직전이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종교 분쟁으로 올해만도 1천여명이 숨졌고, 소말리아의 정파 분쟁과 수단 종교·종족 분쟁 때문에도 1983년 이후 15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집권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이상한 정치체제는 다양한 인종그룹 사이의 갈등만 증폭 시킨다. 이같이 부패와 왜곡된 정치체제 때문에 그 심각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선진국들은 아프리카에 대한 원조를 꺼리고 있다.
◇처참한 자연 재앙까지=에이즈는 아프리카의 생명줄을 끊어 놓을듯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감염 인구가 3천500만명에 달한다. 인적자원 손실이 심각한 것. 세계 감염자의 70% 이상이 사하라 사막 이남에 몰려 있다. 작년에만 이곳에서 200만명이 이 병으로 죽었으나, 지금도 하루 1만명 이상이 새로 에이즈에 걸리고 있다. 지난 10년간 이 병으로 발생한 고아 숫자만도 1천만에 이르고, 다른 나라와는 거꾸로 평균수명이 10∼15년씩이나 되레 감소하는 현상도 이때문에 빚어졌다.
가뭄과 홍수도 이 대륙을 황폐화시키는 요인이다. 특히 에티오피아·케냐·소말리아 등 아프리카 중동부 지역은 누적된 강우량 부족으로 인해 40년만의 최악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WMO(세계기상기구)는 아프리카 중동부 지역의 강우량이 100만명 이상의 인명과 200만 마리의 가축이 희생됐던 1983, 84년의 혹독한 가뭄 때 보다 더 적은 치명적 수준이라고 밝혔다.
외신종합=朴鍾奉기자
paxkore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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