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은 피로하다. 어느 직업이나 마찬가지겠지만 교사들의 피로는 수업 결손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교사의 피로는 학급 수와 반비례한다. 학급 수가 아무리 적어도 학교는 학교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공문을 큰 학교와 꼭같이 처리해야 하고 각종 조사, 보고, 업무처리 등도 꼭같다. 교사 수가 적으니 한 사람에게 돌아오는 몫이 그만큼 많은 것이다.
6학급 이하 경북지역 소규모 학교에는 행정직원도 없어 행정 잡무까지 교사가 맡아야 한다. 슈퍼맨이 되든지, 수업에 소홀해지든지 양자선택 외에는 도리가 없는 것이다.
교사들에 따르면 초등 5, 6학년 담임의 경우 1주일에 수업만 29시간 정도. 이밖에 아침활동, 청소, 일기, 방과후 부진학생 등 각종 지도가 하루 종일 이어진다.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는 공문처리에 매달려야 한다. 한 교사는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우리 학교에만 1천300여장의 공문이 왔다"며 "교사 7명이 한달 평균 70여장의 공문을 읽고 처리해야 하다 보니 교재연구나 수업준비는 뒷전"이라고 하소연했다.
전교조 경북지부가 이달 들어 경북지역 초등교사 3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교육활동 외에 담당하는 업무의 수는 1인당 평균 4.79가지로 나타났다. 이 숫자는 학급 규모가 적을수록 높아져 13학급 이상 학교는 평균 3.07가지였으나 5학급 이하 학교에서는 6.28가지로 두배가 넘었다.
6학급 이하 학교 교사 가운데 54.8%가 1주일에 하루 이상 학교 업무를 집으로 가져간다고 응답했으며 주 3일 이상 가져간다는 경우도 25.7%나 됐다. 과다한 업무로 인해 수업준비를 거의 못한다는 교사가 38.4%나 됐으며 47.3%는 수업준비 시간이 하루 1시간 이하라고 답했다.
김호일 전교조 경북지부 초등 사무국장은 "각종 공문과 행정업무를 대폭 간소화하고 중등학교 행정직원 분산, 교육청 업무 조정 등을 통해 초등학교에도 하루 빨리 행정직원을 배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북도 교육청은 7월1일자로 분교가 많은 학교부터 사무보조원을 배치할 예정이지만 정작 급한 곳은 분교가 있는 본교가 아니라 4, 5학급 규모 학교라는 게 교사들의 지적. 또한 중등학교에는 분교에도 행정실장과 사무보조원이 배치돼 있는데 초등에는 행정직원 배치가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는 현실과 법적 한계도 교사들의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金在璥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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