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가 20일 청와대에서 만찬회동을 갖고 사실상 양당의 공조복원을 확인했다.
이날 김 대통령과 김 명예총재간의 회동은 일단 방북성과 설명회라는 형식으로 마련됐다. 김 대통령이 김 명예총재 부부를 청와대 만찬에 초대해 남북정상회담의 성과 등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한 것이다.
그러나 이날 회동에 쏠리는 정치권의 시각은 표면적인 이유보다는 내면적인 배경에 더 집중됐고 두 사람의 만남은 공조복원을 공식화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지난 1월 김 명예총재가 총리직을 사임한 후 처음으로 열리는 DJP 회동이라는 점과 4.13 총선에서 '마이 웨이'를 선언한 자민련이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총선 후 DJP 양자간에 공조복원에 대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점 등이 작용, 이날 회동은 여권 공조복원의 신호탄이라는 것이다.
이날 회동은 이미 예정돼 있었다. 김 대통령은 줄곧 공조는 불변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고 김 명예총재도 최근 '실사구시(實事求是)'를 표방하면서 공조복원을 통한 활로 모색을 예고했다. 실제로 이한동 자민련 총재의 총리행과 이만섭 국회의장 선출을 통해 민주당과 자민련의 공조는 복원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명예총재는 또 이날 회동을 계기로 야당이 반대하고 있는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 문제 등에 대한 김 대통령의 언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장섭 자민련 총무는 "회동 이후 교섭단체 구성과 관련해 시원찮았던 민주당의 협조자세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해 이같은 추측을 뒷받침했다.
李相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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