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길고 긴 호수이름 미, 알파벳 45자

'차곡어곡만척어곡처분어건가목'. 주문 같지만, 실제는 미국의 한 호수 이름이다. 미국 지리조사국에 의하면 이름 길이에서는 세계 최장. 알파벳으로 무려 45자. 이때문에 이 호수가 명소가 됐다. 이곳에서 처음으로 고기를 잡았다는 인디언 닙먹족 일파인'처분어건가목'추장 '현명한 올빼미'에 따르면, 그 뜻은 "경계선과 중립적 만남의 장소에 있는 고기 잡는 곳"이다.

이 인디언 이름은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낳았다. 우선 너무 길어 상점 유리창이나 소방차 문, 또는 호숫가, 보트 탑승장 등으로 가는 도로에 방향을 표기하려면 상당한 공간이 소요된다. 또 많은 관광객들이 그런 도로 표지 옆에서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고작 주민수 1천500명 정도에 불과한 이 매사추세츠 중부 마을을 찾는다.

길다란 이름이 영감을 던져 이 호수에 대한 시·노래·이야기 등이 탄생했다. 이 호수가 정말 실재하는지, 그 이름을 정확히 어떻게 쓰는지 등등을 묻는 질문들이 세계 각지로부터 이 마을로 쏟아지기도 한다.

주 의회가 1949년에 이 호수 이름 중 연속적으로 들어가는 g들 중 일부를 없애려 했을 때는 성난 주민들은 결사 투쟁해 저지시켰다. 일대의 한 시인은 이같은 분노의 외침을 "치솟은 삼나무는 더 자라면 안되나? 보라, g로 가득찬 이 이름은 내 생전에 결코 더 작아지지 않으리" 라고 노래 불렀다.

그러나 혀짤배기 관광객들과 소형 지도 인쇄업자들은 이 호수를 '웹스터 호수'라는 무미건조한 별칭으로 부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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