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보자, 저기 어디쯤이었을텐데"
함남 영흥이 고향인 주연흡(70.대구시 수성구 범어동)씨는 어디엔가 남아있을 추억을 찾아 애써 기억을 되살려보지만 63년만에 찾는 금강산의 모습은 낯설기만 했다.
이모님이 장전에 계셔서 부모님과 함께 자주 금강산을 찾았다는 주씨는 버스 창밖 풍경을 유심히 바라보다 절터만 남아버린 신계사를 보고는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주씨는 "아버지 등에 업혀 놀러왔던 기억이 어제일 같은데 내 나이가 벌써 일흔이니 부모님은 돌아가셨을 것"이라며 "정상회담 후속조치가 빨리 진행돼 부모님 생사라도 알게 됐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워했다.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대구지구 함경남도도민회 회원 47명이 '두고 온 고향' 금강산을 찾았다.
실향민들이 도민회 차원에서 단체로 금강산관광을 한 것도 대구에서는 처음이지만 '이산가족 상봉 합의'를 이끌어 낸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 직후에 떠난 '고향가는 길'이라 실향민 1세대들의 가슴은 더욱 설레었다.
이예근 함남도민회 사무국장(69)은 "정상회담 영향인지 예전같으면 북한측 안내원들이 벌금을 물릴 것도 봐주는 등 친절했다"며 "남북 적십자 회담 개최예정 소식을 전하자 '참 반가운 소식이다. 남북이 빨리 하나가 돼야 한다'며 반가워했다"고 소개했다.
李尙憲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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