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남들처럼 단란한 가정을 꾸려보고 싶었습니다. 정말 살고 싶습니다"구미시 원평동 964의 504번지 2평 남짓한 쪽방에서 아내 김미숙(34)씨와 함께 암투병중인 최윤복(35) 씨.
1년반 전 남편 최씨가 대장암 판정을 받고 투병중 평소 관절염으로 고생하던 부인 김씨도 지난 해 유방암 판정을 받은것. 이들에게 내려진 암판정은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사형선고 였다. 이들부부는 제대로 먹지도 못해 말할 기력 조차 잃고 애절한 눈빛교환이 유일한 대화다. 부산이 고향인 최씨는 5살때 아버지를 여의고 중3때 어머니 마저 잃고 고아가 됐다. 부산에서 공고를 졸업, 직장생활을 하던중 섬유회사에 다니던 아내 김씨를 대구에서 만났다.
단란한 가정을 꾸려가던 최씨는 91년 디스크 수술을 받고 요양을 하던 중 98년 11월 대장암 판정을 받았다.
최씨가 항암치료를 받기 시작하면서 생계는 당연히 아내 김씨의 몫으로 돌아갔다. 평소 편두통, 관절염 등 지병으로 고생하던 부인도 지난 해부터 유방에 통증을 느껴 영남대병원에서 진찰 결과 '유방암'으로 판정, 부부는 죽음만 기다리며 눈물로 지새고 있다. 이같은 딱한사정을 안 동사무소에서 직원들이 성금을 모으고 긴급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해줘 겨우 연명을 하고있다.
항암치료 휴유증으로 머리카락이 한웅큼씩 빠져 아예 머리를 깍은 최씨는 "새파랗게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야 하냐"며 목이 메인다.
부인 김씨도 항암치료를 위해 대구 친척집을 전전하고 있어 벌써 한달동안이나 얼굴을 못보고 있다. 병색이 짙어갈수록 이젠 더이상 버틸 기력도 없다."저는 죽어도 좋습니다. 불쌍한 아내는 꼭 살리고 싶습니다". 최씨의 희미한 목소리는 어두운 골방을 맴돌고 있었다.
구미.李弘燮기자 hslee 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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