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란한 춤을 주무기로 내세워 인기몰이를 하는 이른바 '댄스 가수'들의 전성기라 할 수 있는 여름. 이 화끈거리는 계절에 가수들의 '립싱크' 문제가 한낮 아스팔트 복사열만큼이나 뜨거운 논쟁거리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가요차트의 앞자리를 화려한 의상과 춤을 내세운 '비디오형 댄스 가수들'이 사실상 싹쓸이하면서 일부 가요팬들이 사이버공간을 통해 '댄스 가수들'의 립싱크를 정면으로 비난하고 나선 것.
이 달 중순 한 네티즌은 통신상에 '립싱크는 과연 필요악인가'라는 제목으로 토론장을 개설했다. 토론장이 마련되자 불과 며칠만에 100건이 훨씬 넘는 글이 올라왔고 글 1건당 최고 400여건의 조회를 기록했다.
토론방 개설자는 "처음에는 마이크를 들고 노래를 부르는 흉내라도 내더니 요즘엔 가짜 마이크를 들고 나오거나 아예 빈손으로 무대에 서는 가수도 생겨났다"며 "선진국에선 기만행위로 취급되는 립싱크가 우리 가요계에서 계속되는 것은 가수의 노래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론방 개설자의 말처럼 절대다수 토론참석자들의 의견은 '립싱크'에 대해 비판하는 쪽. 한 네티즌은 "립싱크가 거리낌없이 행해지는 것 자체가 허약한 우리나라 대중가요계의 현주소를 그대로 나타내주는 증거"라며 "가수라면 자신의 목소리로 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토론참석자는 "가수가 꿈인 젊은이들이 그 꿈을 이루기위해 노래대신 춤연습만 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러나 립싱크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팬들도 소수이긴하지만 나름대로의 논리를 폈다. 가수에게 반드시 노래가 전부일 수는 없으며 춤과 노래를 함께 보여주다보면 라이브가 불가능할 때도 있다는 것. 게다가 TV에 출연하는 가수의 경우, 반드시 라이브로 연주할 필요는 없고 라이브로 노래를 듣고 싶은 팬들은 '라이브 공연장'을 찾으면 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음반제작업계 한 관계자는 "신세대들이 듣는 음악보다 보는 음악을 더 선호하다보니 가수들의 관심이 자연스레 외모와 옷, 춤에 집중된다"며 "소속회사나 방송관계자들도 일부 가수들의 가창력이 모자란 것을 뻔히 알고 있으니 립싱크만 시키게되고 결국, 가수의 가창력 향상기회는 영원히 사라지게된다"고 털어놨다그는 또 "마이클 잭슨은 2시간 가까이 춤과 노래를 하면서도 라이브로 공연한다"며 "댄스가수도 가창력과 체력이 뒷받침돼야 하며 립싱크하는 가수는 팬들이 외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崔敬喆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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