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올브라이트 미국무 방한 왜 하나

당초 내달초 방한할 예정이었던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이 서둘러 한국을 찾는 것은 남북정상회담후 한반도 정세의 긴박한 움직임과 이에 상응하는 미국의 신속한 대응 필요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평양방문을 마치고 귀경한 직후인 지난 16일 황원탁(黃源卓)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미국을 방문, 빌 클린턴 대통령 등 미국 고위 관리들에게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올브라이트 장관이 직접 방한하는 것은 주무장관으로서 한반도의 생생한 분위기를 직접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또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주변 국제 역학관계의 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한국과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새로운 상황에 맞는 양국 대북공조의 틀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현실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올브라이트 장관은 우선 남북정상회담 및 남북공동선언의 내용과 구체적 의미, 북한의 태도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한 뒤 주한미군 지위문제 등 미국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한 한국측 입장을 재확인하는 한편 미국의 입장도 전달할 것으로예상된다.

특히 미국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문제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문제가 논의된 점을 주목, 이들 문제가 어느 정도 수준까지 논의됐고 북한의 반응이 어떠했는지에 대해 가장 궁금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김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위원장의 회담에서 주한미군 문제가 거론된 것은 사실이지만, 본격적 논의가 이뤄졌다기보다는 김 대통령이 동북아 세력균형자로서 미군 주둔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수준이었다"고 설명하고 "한국과 미국은 주한 미군 문제가 한·미간에 논의될 사안이라는데 대해 확고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국은 또 이번 올브라이트 장관의 한국 방문을 계기로 탈냉전에 맞는 새로운 한·미 공조의 틀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의 한·미간 대북 공조 틀은 남북한이 세계 최악의 긴장상태에 있고, 북한 또한 고립을 유지하는 상황을 전제로 짜였지만, 이제 새로운 여건이 조성되고 있기때문이다.

즉, 남북한이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역으로 무대에 본격 등장했다는 전제하에 한·미 공조의 틀을 유지하고, 미국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한의 노력에 적극 협력하는 방안이 모색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이밖에 한·미 우호협력 분위기가 지속되기 위해 주한미군지위협정(SOFA)개정, 매향리 사격장 논란 등 한국내에서 반미분위기를 확산시킬 우려가 있는 양자문제들이 원만히 처리돼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인식을 같이 하고 있어 이번 올브라이트 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이에 대한 해결책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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