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료대란 나흘째 움직임

의료계 폐업 관련 상황은 22일 오후부터 격동하기 시작했다. 21일 유화적으로 누그러졌던 의료계 분위기가 다시 감정적으로 격앙되는 한편, 해결 쪽으로 분위기가 몰리기도 해 어긋난 두개의 흐름이 동시에 진행됐다.

##"물러설 수 있는 명분 부여"

○…23일 관심의 초점은 오전 7시30분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회의. 총리서리 외에도 정부쪽 보건.공안.예산 관련 장관들이 전부 참석하고, 민주당 측에서도 지도부가 동석해 이제 더이상 어쩔 수 없는 '정부안'을 만들어 내기로 한 것.

이때문에 의사협회 측도 그 '정부안'에 사태 진전의 모든 것을 거는 분위기. 특히 만족스럽지 못한 쪽으로 결과가 나올 경우가 고민거리로, 의협으로서는 더 이상 요구할 상황도 못되고 그렇다고 그냥 물러서기도 쉽잖은 형국이 되기 때문이라는 관측.

따라서 당정회의도 결국은 전혀 새로운 안을 내기 보다는 서로에게 물러설 수 있는 명분을 부여하게 되리라는 예상이 당초부터 유력했다.

##소환 불응 대화할 수 없어

○…이런 기대 국면의 한편에선 22일에도 의료계의 감정이 더 격앙되고 있었다. 특히 대구의사회 부회장 구속, 회장 등 의협 간부 11명 소환 등 검찰의 강공이 이어지자 분위기가 급랭됐다.

의협 공보이사는 "소환에 불응하겠다. 이런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는 대화할 수 없다" "이것은 정치적 탄압이다" "탄압이 계속되면 모든 방법으로 저항하겠다"는 등의 말을 통해 분위기를 전했다.

##대구의사회관 긴급 모임

○…대구에서도 22일 오후2시 개원의와 전공의, 의대 학생 등이 대구 의사회관에서 긴급 모임을 갖고 김광훈 시의사회 부회장 구속에 대한 대응방안과 향후 투쟁일정에 대해 논의했다. 시의사회 김완섭 회장은 검찰의 구속에 항의, "전 회원들의 의사면허증을 보건복지부에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응급실 폐쇄땐 "최악"

○…그러나 정작 더 강경한 대응을 의과대 교수들로부터 나왔다. 23일 낮 12시부터 응급실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한 것. 이들의 파업 동참은 당초부터 계획된 것이기는 했으나, 대구 의사 구속사건이 터지면서 분위기가 고조됐다. 이들이 내세운 파업의 직접적 동기는 전공의 군 징집, 의사 사법처리 등 정부측 방침.

교수들은 22일 각 대학별로 회의를 열어 진료직 사임을 결정했으며, 다만 '자원봉사' 형태로 병원내 병실(일반병실.중환자실 등) 환자는 진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태가 23일 중에 안풀릴 경우, 전국의 대부분 주요 병원 응급실이 폐쇄돼 의료 대란은 24일 이후 더 심화될 전망이다.

임시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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