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열악한 여건에 박봉 경찰 변혁 기대키어려워

이제 경찰인생을 막 시작하는 젊은 경찰관으로 봉급에 관한 얘기를 한다는 자체가 좀 부끄럽게 생각되지만 외근활동 중에 만난 주민들로부터 '박봉에 고생이 많지요?'라는 말을 들을 때면 자존심이 상한다.

'경찰'하면 왜 '박봉'이란 단어가 반드시 따라다녀야 하는지 상념을 떨쳐 버릴수가 없다. 물론 경찰이 열악한 근무여건에서도 다른 공무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처우를 받는 점을 동정해서 하는 의례적인 인사말이었겠지만 경찰관으로서 가졌던 자긍심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우리사회는 경찰의 보수체계가 타 공무원에 비해 낮다라는 것은 거의가 공감하고 있는 듯 하지만 막상 일한 만큼 보답을 받는 식의 경찰 처우개선 문제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것 같다.

봉급날 받는 봉급명세서는 남 보기 부끄러워 감추어 버려야 하지만 우리 신세대 경찰관이 검은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지역사회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길만이 우리 경찰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가 된다는 것을 다짐하며 오늘도 112순찰차에 시동을 건다.

이영호(danger007@mail.npa.g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