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분만에 한편의 영화를 모두 찍을 수 있을까? '섬''악어'의 김기덕 감독은 이 같은 도발적인 발상을 실제상황으로 옮겼다.
'실제상황'은 거리의 화가가 고통스런 과거의 기억을 체감하곤 억눌렸던 공격성이 폭발하면서 잔인한 살인극을 벌인다는 얘기. 주인공 나(주진모)는 대학로에서 초상화를 그리는 거리의 화가. 자릿세를 요구하는 깡패들에게 당하면서 분노를 느낀다. 어느 날 디지털 카메라를 든 한 소녀(김진아)의 손에 이끌려 연극무대에서 나의 과거를 알고 있는 또 다른 나(손민석)를 만난다.
또 다른 나는 나를 괴롭히고 있는 기억들을 들추며 분노를 부추긴다. 증오가 폭발한 나는 또 다른 나를 살해하고 거리로 나선다. 나 몰래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는 애인, 군에서 애를 먹이던 고참, 애인을 가로챈 남자, 나를 고문한 형사, 내 그림을 쓰레기통에 버린 여자 등 나를 견디기 어렵게 한 사람들에게 잔인한 복수를 시작한다.
지난 4월 25일 대학로에서 촬영된 '실제상황'은 꽃집에서 한번 재촬영한 것을 제외하곤 모두 한번만에 찍었다. 35㎜ 카메라 8대, 디지털 카메라 10대를 동원해 15개 시퀀스를 11명의 시퀀스 연출자와 함께 찍는 실험적 모험을 감행한 것이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데도 실험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84분. 18세 관람가. (24일 명보극장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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