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전면허용 조치 이후 학교 교육문제는 다시 중요한 사회적 쟁점으로 떠올랐다. 적어도 남북정상회담 이전까진 그랬다. 언론사마다 학교붕괴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야단이고, 토론회다 특별기획기사다 해서 법석을 떨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잠잠하기만 하다.
하지만 학교 가기 싫다는 학생들과 각종 잡무에 시달리다 이젠 학생들로부터도 '왕따'되는 교권추락의 현실을 너무도 힘겨워하는 선생님들, 사교육비 부담에 등이 휠 것 같은 학부모들이 늘고 있는 오늘의 교육현실은 실로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자식공부에 열을 다하는 우리의 부모가 있음에도 무엇이 교육현장을 이토록 피폐하게 만들었을까? '학벌'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의 풍토가 가장 암적인 요인이 아닐까 한다. 유교적 전통에 뿌리한 출세지향주의와 상업자본주의의 속성에 기인한 경쟁 구도속에서 입시와 관련되지 않은 모든 가치는 설 자리를 잃고 만다. 사교육비 세계 1위라는 명예(?)는 공교육에 대한 불신도 불신이지만 내 자식이 남에게 뒤져선 안된다는 비뚤어진 교육열의 산물이라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우리의 교육환경이 이렇다보니 학생, 학부모, 교사간의 신뢰감도 점차 사라져 간다. 요즘 흔히 듣는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교사가 21세기 학생을 가르친다'는 말은 이런 상황을 잘 나타내고 있다. 게다가 무계획적이고 때론 기만적이기까지한 교육당국의 정책결정은 이런 불신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이렇게 황폐화된 제도권 교육에 대한 반성과 새 교육을 위한 돌파구로 이른바 '대안학교'가 사회적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대안교육은 교육개혁의 한 모델일뿐 완전한 대책은 아니라고 본다. 시급한 일은 비틀거리고 있는 공교육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이를 위해 장기적인 계획하에 아낌없는 투자가 있어야 하겠지만 삶에 대한 새로운 가치관의 모색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된다.
일송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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