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료계 폐업철회 이모저모

○…정상진료가 개시된 종합병원에는 26일 오전 시민들이 이 사실을 제대로 몰라 접수창구는 오히려 한산한 분위기.

동산의료원 관계자는 "폐업이전에는 오전 8시쯤이면 접수창구앞에 100여명이 순서를 기다리며 발디딜 틈이 없었는데 오늘은 불과 30여명만 찾아왔다"며 의아한 표정.

경북대병원의 경우 노조의 파업과 정상진료 준비 등으로 오전 9시까지 외래접수를 받지 않고 응급실을 통한 환자만 받고 있는 실정.

○…동산의료원을 제외한 각 대학병원에는 폐업철회 투표결과에 반발하고 있는 전공의들이 26일 오전까지 복귀하지 않아 완벽한 정상진료는 이뤄지지 않는 모습.전공의들은 이날 오전 출근을 해 대학병원별로 모임을 갖고 투표결과 수용여부, 향후 대책 등에 대해 논의를 벌이고 있으나 의사협회의 결정에 따르자는 것이 대세여서 오후쯤에는 대부분 업무에 복귀할 듯.

한 전공의는 "폐업지속을 주장하는 이들도 꽤 있지만 의료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감안해 투표결과에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오늘 오후쯤 되면 폐업전과 다름없이 정상진료에 들어갈 것"이라고 언급.

○…의사협회가 파업철회를 공식 선언한 것에 아랑곳않고 전공의를 중심으로 일부 의사들은 '선보완 후시행'을 주장하며 반발, 험난한 앞날을 예고.

계명대 동산의료원의 한 전공의는 "전공의 상당수가 폐업지속을 원하고 있다"며 투표결과를 아쉬워하면서 "여야 영수회담에서 약사법 개정을 위해 최대한 노력만 하겠다고 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며 의협 지도부를 성토.

또 다른 전공의는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곧바로 재폐업투쟁에 돌입하겠다는 것이 대다수 전공의의 뜻"이라고 주장.

○…의사협회의 찬반투표가 진행된 25일 밤 응급실의 환자와 가족들은 투표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

한때 투표결과가 예측할 수 없다는 소식에 가슴을 졸이는 모습이었으나 밤 12시쯤 의사협회가 폐업철회를 공식선언했다는 뉴스가 나오자 일제히 환호.

영남대의료원에 있던 김모(50·여)씨는 "노환으로 응급실에 온 어머니가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할 것 같아 불안했는데 정말 잘됐다"고 기뻐하는 모습.

○…대구시내 대형병원 응급실에는 25일 오전부터 방송 등에서 '파업철회될 듯'이란 소식을 듣고 몰려든 환자들로 혼잡.

경북대병원 응급실에는 40여명의 환자가 찾아왔고, 계명대 동산의료원에는 100여명이 몰리는 등 전날에 비해 환자숫자가 2배 가까이 늘어났다는 게 병원 관계자의 얘기.

이날 교통사고를 내 경북대병원을 찾은 김모(40)씨는 "노인을 치어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응급실 의사들이 응급처치를 해줘 다행"이라며 안도의 숨을 내쉬는 모습.가톨릭병원 등 일부 병원은 이날 오전 일부 직원들이 나와 26일의 정상진료에 대비하는 등 분주한 모습.

○…경북대병원 등 대형병원 응급실에는 여야 영수회담 결과가 알려진 25일 새벽부터 일부 전공의들이 '자원봉사자' 형식으로 교수들의 진료를 보조하는 등 업무에 복귀.

한 레지던트는 "전국 전공의협의회에서 각 과별로 한명씩 응급실에서 진료를 하라는 연락을 받은데다 교수들이 격무에 시달리는 점을 감안해 한시적으로 내려왔을 뿐"이라고 설명.

일부 환자들은 가운을 벗은 채 사복차림으로 진료하는 전공의에게 "의사도 아닌 사람이 왜 진료를 하느냐"며 항의하기도.

○…포항지역에서도 의사들의 진료가 재개되자 그동안 밀렸던 외래환자들이 한꺼번에 병원을 찾으면서 병의원마다 대기환자가 수십명에 육박.

특히 종합병원과 달리 오전10시를 넘어 문을 여는데 환자들이 오전 9시부터 줄을 서서 문열기만을 기다리기도 해 의사들의 폐업사태가 환자들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줬는지를 입증.

감기에 걸린 네살배기 아들때문에 애를 태웠다는 이모(32·여·포항시 북구 용흥동)씨는 "의사들은 자신들의 요구사항은 관철했을지 몰라도 이번 폐업사태로 인한 명예실추는 당분간 만회하기 힘들 것"이라며 의사들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표출.임시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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