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새벽 1시30분(한국시간) 워싱턴과 런던에서 동시에 이뤄질 인간게놈 연구결과 발표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 위치한 국가인간게놈연구소는 인간세포들이 가지고 있는 30억개의 DNA 조합(bits) 모두를 강력한 컴퓨터를 이용해 8만~10만개의 유전자(genes)로 분류해 냈다. 이 거대한 프로젝트에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일본 등에서 모두 1천100여명의 과학자들이 공동 참여했다.
인간의 타고난 신체적 행동적 특성이 바로 이 유전자로 설명될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게놈의 완성은 유전적 특성을 가진 모든 질병들을 완치 또는 예방할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셈이다. 인류를 괴롭혀온 암,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등은 물론 심지어 비만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생긴 것이다.
전세계 언론이 이번 게놈연구결과 발표를 인류문명사에 새장을 여는 '거대한 도약'으로 규정한 것은 과장이 아니다.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생각하면 셀레라 제노믹스를 비롯한 민간연구소와 기업 등이 게놈연구에 앞다퉈 뛰어든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같은 과열 분위기는 지난 3월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의 공동성명 발표를 불가피하게 만들었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인간게놈에 대한 기초정보는 공공자산으로써 전세계 모든 과학자들이 자유롭게 이용할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본적 유전자 정보를 특정기업이나 개인이 독점한다면 인류건강증진이라는 목표가 상업적 이해관계로 인해 훼손될 우려가 너무나 높기 때문이다. 물론 기초적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발명이 지적재산권 보호를 받게 됨은 당연하다.
그러나 지난친 기대와 낙관은 금물. 개인의 유전자 정보 이용은 각종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수 있기 때문이다. "저 사람은 범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든지 "이 사람은 언제쯤 불치병으로 죽겠다"는 것 등을 유전자 검사로 알아낼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또 이 기술을 유전적으로 우수한 인간을 만드는데 악용한다면….
게다가 1990년 '낭포성 섬유증(호흡곤란과 소화장애를 일으키는 질병)' 유전자가 최초로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치료제 개발에 별 진전이 없다는 사실은 기술의 발전이 우리의 기대에 크게 못미칠수 있다는 점을 암시해주고 있다.
石珉기자 sukmin@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