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인간유전체(게놈) 연구는 미국중심의 인간게놈 프로젝트(HGP) 에 대한 대응방안의 하나로 과학기술처 시범사업이 지난 94~95년에 처음 실시된 것이 그 효시라 하겠다.
이어 96년 이후 미래원천기술개발사업으로 한국인 종양관련 유전체 정보를 해석하기 위해 생명공학연구소 중심으로 국내 대학교 연구팀(20개)에 100여명이 참여, 위암에 관련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3, 4개 유전자와 간암과 연관성이 있어 보이는 20여개 유전자를 발견한 바 있다.
또 이들 연구의 결과로 유전체 해석을 위한 분석시스템과 전산정보 등 하부구조가 일차적으로 확립됐으며 일부 대학교 실험실에서 미생물균주중 알코올을 발효시키는 Zymomonas, 위염 원인균으로 한국인에 많은 헬리코박터, 물고기의 일종인 Zebrafish 등의 유전체 분석과 기능조사가 소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자동 염기분석을 위한 기반으로 국내에 자동염기분석기 약 100대가 있어 대규모의 염기분석을 수행할 인적자원 및 기술은 확보돼 있는 편이나 이들은 대학 및 연구소에 분산돼 있어 집중적 활용은 어려운 실정이다.
또 단일 염기다형성(SNP)에 의한 개체변이 분석은 삼성의료원 임상병리학과, 현대중앙병원 소아과, 세브란스병원 소아과, 아주대병원 소아과 등에서 임상과 함께 연구되고 있는 등 전문인력을 확보한 상태이지만 아직 대규모 연구수행으로 발전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게놈연구도 이번 미국의 HGP 초안 발표를 계기로 급류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즉 이번 발표로 드러난 인간 유전체 염기서열의 정보를 기초로 각 유전자의 동정과 기능연구가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생명공학연구소 인간유전체 기능연구 사업단장인 유향숙(兪香淑)박사는 "게놈프로젝트의 유전자지도가 공개된 만큼 이제는 각각의 유전자 기능을 밝히는 '미니 게놈 프로젝트'가 진행될 것"이라면서 "한국인에게 가장 많은 위암과 간암의 정복이라는 현실적이고도 당면한 과제를 중심으로 유전자진단, 치료기술의 개발하는 연구에나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의 하나로 게놈기능분석을 이용한 신유전자기술 개발사업을 맡은 인간유전체사업단은 다음달 연구에 본격 착수해 앞으로 10년간 정부 1천300억원, 민간 400억원 등 모두 1천700억원을 투입하게 된다.
사업단은 오는 2003년까지 1단계로 핵심기반기술 및 한국인 특유의 유전자원 확보, 2단계(2004~2006년) 신규 유전자의 정밀 기능분석 및 응용기술 개발, 3단계(2007~2010년)로는 곧바로 약품개발에 쓸 수 있는 최종 신약 후보물질 5종 발굴 및 진단.치료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단은 이와 관련해 지난 8일 한국인 특유의 SNP 발굴 등 5개 분야의 총 20개세부사업에 대해 40개의 연구과제를 선정했다.
분야별로 보면 제 1분야인 '위암/간암 유전자 및 관련 단백질 초고속 발굴'의 경우 c DNA 배열(수천개 유전자를 손톱만한 슬라이드에 고밀도 점적한 것)에 6개 과제가 복수 선정되는 등 모두 11개 과제가 선정됐다.
제 2분야인 한국인 특이SNP 발굴에 5개, 제 3분야 위암/간암 관련 유전체 기능연구에 11개, 제 4분야인 한국인 호발성 질환 유전체연구에 10개, 제 5분야인 유전체연구 기반기술 활용시스템에 3개 등의 과제가 선정됐다.
유향숙 단장은 "이번 사업은 유전자의 기능과 변이를 집중 연구하고 한국인들에 많은 병변의 유전자 기능을 규명하는 한편 조기진단과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1년후에는 위암/간암 특이 c DNA 칩개발 등 유전체 기능연구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게 되고 3년후에는 위암.간암의 진단용 킷 개발, 후보 유전자 1천500개 및 목표유전자 150종에 대한 특허보유, 신약 1차 후보물질 5종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단은 1차연도에 110억원, 2차연도에 150억원, 3차연도에 140억원을 지원하며 복수과제로 경쟁적으로 진행된 사업의 경우 수행 성과를 1년후 종합평가한 뒤 지원여부를 다시 결정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유전체연구는 이미 막대한 자금을 들여 인간게놈분석을 완료한 미국등 선진국에 비해 기술, 인력 등 모든 면에서 크게 뒤져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경우 시험대상자의 유전자 상태를 비교하기 위해 필요한 유전자가 갖춰져 있지 않은 것을 비롯 기초자료도 없는 상태이다.
전문가들은 유전정보 역시 지적 재산인 시대에 우리의 게놈연구가 선진국에 떨어져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형 유전자를 중심으로 한 집중 연구개발로 이 분야의 후진성을 벌충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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