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워싱턴은 술장수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이란 체로키 인디언 체험소설에서 주인공 할아버지는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틀림 없이 남북 전쟁 중에 머리에 총상을 입었으리라 믿고 있다. 깊은 산 속에 사는 할아버지의 생계 수단인 위스키 제조에 세금이 부과됐고, 아니면 밀주로 처벌됐기 때문. 머리를 다치지 않고는 세상에 이런 조치를 할 리 없다고, 자연 그 자체인듯한 느낌까지 주는 이 할아버지는 확신하고 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지금 이 사실을 알았더라면? 조지 워싱턴이야 말로 위스키 제조업자였다! 미국사 강의 시간에 아무도 가르치지 않는 이 사실을 증언하기 위해 당시 양조용 증류기 중 하나가 앞으로 몇년간 미국 버지니아주 마운트 버넌에서 전시될 예정이라고 AP통신이 전하고 있다.

통신 보도에 따르면 워싱턴의 양조장은 1798∼1799년 사이에 4만1천800ℓ의 위스키를 생산, 당시로서는 거액인 7천500 달러의 수입을 안겨줬다. 이번에 전시될 1787년 영국산 증류기가 워싱턴의 것이었다는 확증은 없지만, 역사가들은 상당한 심증을 갖고 있다. 워싱턴의 소유물 중 대다수는 1799년 그의 사후 매각됐었으며, 문제의 증류기는 1940년대에 한 밀주 업자로부터 압수된 것. 그러나 경찰이 워싱턴의 유물일 가능성을 알아낸 뒤 스미소니안 박물관에 기증했다.

마운트 버넌은 이 증류기를 이용해 워싱턴의 양조장을 부분적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朴鍾奉기자 paxkore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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