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법부장급 사시 8, 9회 주력 포진

지난 23일의 대법관 지명인사 이후 고위 법관들이 잇따라 사표를 제출함에 따라 사법부내의 물갈이 인사태풍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권광중(權光重.사시 6회) 사법연수원장, 정용인(鄭鏞仁.〃4회) 대전고법원장, 권성(權誠.〃8회) 서울행정법원장이 27일 사표를 낸 데 이어 송재헌(宋哉憲.〃4회)서울고법원장이 28일 사표행렬에 가세했다.

또 이동락(李東洛.〃2회) 대구고법원장, 양인평(梁仁平.〃2회) 부산고법원장 등이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고법부장급 3, 4명이 내달 인사를 앞두고 법복을 벗을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 법관들의 무더기 사표제출은 최종영(崔鍾泳) 대법원장이 내달 10일 임기만료되는 법원 몫 대법관 후보 4자리에 당초 예상을 깨고 사시 6회 출신 2명을 모두 배제한 채 사시 8회 2명, 사시 9회 2명을 임명제청할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대법관이 된 마지막 사시횟수가 지난해 10월 5회(유지담 대법관)에서 8개월여만에 9회까지 4단계나 내려가는 바람에 고참 법관들이 퇴진을 결심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번에 대법관 후보군에 들어간 사시 9회까지의 시험횟수별 법관 분포(시.군법원 판사 3명 제외)를 보면 △고시 15회 1명 △사시 1회 1명 △〃 2회 3명 △〃 4회 3명 △〃 6회 2명 △〃 8회 13명 △〃 9회 4명 등이었다.

법원 주변에서는 이들중에서 대법관 후보로 발탁된 4명(사시 8회 2명, 9회 2명)과 지금까지 사표를 내거나 사의를 표명한 6명(사시 2회 2명, 4회 2명, 6회 1명, 8회 1명)을 뺀 17명중에서도 상당수가 추가 용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대법관 후보의 주력으로 떠올랐다 결과적으로 후배에게 추월당한 모양새가 돼 버린 사시 8회인 권 서울행정법원장의 퇴진은 아직 결심을 굳히지 못한 동기 및 선배들에게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이에 따라 현재 고법원장급에 주로 포진한 사시 6회 이상은 물론이고 주류가 지법원장인 8회(10명)중에서도 고법원장급(7자리)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낮다고 스스로 판단하면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정황들을 종합하면 내달 21일로 예정된 고법부장급 이상 인사에서는 8회가 고법원장급으로 가고 지법원장의 경우 8회 소수 잔류에 9(2명), 10회(6명)가 주력으로 포진하면서 11회중 선두주자 2, 3명이 진출할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고위 법관들의 무더기 사표제출 사태를 놓고 법원 일각에서는 기수파괴로 요약되는 최 대법원장의 인사스타일이 반발을 불러온 게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유력한 대법관 후보로 거론됐던 권 사법연수원장 등 3명이 약속이라도 한듯 같은날 사표를 낸 배경에는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는 게 법원 주변의 시각이다.

일선 판사들은 선배들의 무더기 사표제출이 인사적체를 해소하고 법원 분위기를 일신하는 등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법원의 연소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고위법관 잇단 사표

대법원은 28일 권광중(權光重.58.사시 6회) 사법연수원장, 정용인(鄭鏞仁.58.〃4회) 대전고등법원장, 권성(權誠.59.〃8회) 서울행정법원장 등 고위 법관 3명이 27일 사표를 제출한 데 이어 송재헌(宋哉憲.57.〃4회)서울고등법원장이 이날 오후 사표를 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3일 사시 9회인 손지열(孫智烈) 법원행정처 차장과 박재윤(朴在允)서울지법 민사수석부장 판사가 대법관 후보로 임명제청된 후 후배들을 위해 용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들외에도 이동락(李東洛.60.〃2회) 대구고등법원장과 양인평(梁仁平.58.〃2회) 부산고등법원장이 사의를 표명하는 등 사시 8회 이상 고위 법관중 일부가 금명간 추가로 사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고법 부장급중 3, 4명이 변호사 개업 등을 위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져 내달 21일로 예정된 고법부장급 이상 고위 법관 인사는 대대적인 세대교체형 물갈이 인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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