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약사법 개정 진통 예고

완전한 의약분업을 요구하며 폐파업 투쟁을 벌였던 의료계 일부에서 환자 불편을 이유로 '임의 분업' 실시를 요구하는가 하면, 특정 진료과에서는 의약분업을 반대하고 있어 관련 약사법 개정 과정에서 또 파동이 일어날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이같은 요구들은 "국민이 다소 불편해지더라도 과다한 약물 남용은 막아야 한다"는 의약분업의 근본 취지를 부정하는 것이다.

대한병원협회는 30일 환자에게 병원밖 약국이든 병원내 약국이든 스스로 선택해 약을 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외래환자에 대한 병원내 조제금지 조항을 삭제해줄 것을 요청하는 약사법 개정에 관한 청원을 국회에 제출했다. 또 외래 조제실 폐쇄에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고 조만간 위헌 소송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병협의 이같은 요구는 사실상 동네의원에서만 의약분업을 실시하고 병원에서는 의약분업을 실시하지 말자는 주장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병협은 29일 오후 상임이사 및 시도 병협회장 임시 회의를 열어 다음달 10, 11일 이틀간 외래환자들에 대해 시범적으로 원외 처방전만 발행키로 했다. 또 1일부터 9일까지는 원내외 처방전을 동시에 발행, 외래환자들의 원외 약국 이용실태를 조사할 계획이다. 이때 환자들에 대한 출구조사를 실시, '외래약국 존속'과 '원내외 처방전 환자 선택권'이 약사법 개정 때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대한소아과학회도 의료계 폐파업 기간 중에 '국민들이 받게 될 의약분업의 폐해'라는 신문 광고를 통해 의약분업 반대의 뜻을 밝혀 파문을 일으켰었다. 이 광고에서 소아과학회는 의약분업의 문제점으로 평생 동안 불편을 겪게 되고, 치료에 막대한 지장을 받게 될 것이며, 국민의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약사법개정을 앞두고 의사협회와 약사회는 30일부터 일간지 광고를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는 치열한 홍보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의협은 안전한 일반의약품은 슈퍼나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약사회는 임의조제 금지가 가져올 국민불편 등을 중점 홍보하고 있다.

李鍾均기자 healthc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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