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의 기본책무인 예산심의 조차 이 지경인데 무엇이 제대로 되겠습니까. 같은 동료 의원이지만 너무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29일 성주군의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한 의원의 자괴감 어린 말이다. 이날 성주군의회는 예결위에서는 보기 드물게 의원들의 만장일치로 집행부에서 요구한 104억3천900만원을 원안대로 의결하고 본회의에 상정했다.
그러나 내용을 뜯어보면 오히려 원안보다도 더 못한 개악 심의라는 것. 의원들은 외형상 이번 추가경정예산안 심의에서 3억3천100만원을 삭감했다. 그러나 집행부 의견을 반영해 준 뒤 삭감예산 중 2억1천만원은 면마다 2천만원(의장출신 지역인 수륜면은 3천만원)씩 지역개발비 명목으로 성과금을 요구, 자신들의 욕심을 채웠다.
일부 예산은 예결위 마지막 심의과정까지 삭감키로 했으나 몇몇 의원들이 모의(?), 예결위 의원들조차 몰래 상정돼 의결되기도 했다. 예결위원장 스스로 자신이 승낙하지도 않았는데 일부 삭감예산안이 사정조서에서 빠졌다고 말하는 등 예결위가 원칙과 기준도 없어 마치 떡고물 나눠먹듯 하고 말았다.
의원들 중에는 "예산안 심의 과정서 내세운 기준은 어디갔느냐", "이럴 바에야 오히려 집행부 원안을 그대로 승인하는 것이 옳지 않느냐"며 이의를 제기하자 동료의원이 나서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며 서둘러 심의를 마쳤다. 이들에겐 지역민심은 안중에도 없는 듯했다.
예산안 심의를 마친 의원들은 곧 바로 집행부 간부들과 함께 인근 음식점으로 향했다. 이들 의원 중 4명은 97년 의장선거에서 뇌물수수와 관련해 현재 대법원 상고심에 계류중이다. 7월 5일에는 제2기 의장단 선거가 예정돼 있다. 주민들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내 준 격이 되지 않을까 하고 걱정스런 마음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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