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화 피해자 국비보상

정부는 4일 과거 민주화 운동과정에서 권력에 항거하다 희생된 사람뿐아니라 유족, 학생·언론·노동운동 등으로 피해를 본 사람에 대해서도 국가가 전액 보상키로 했다.

정부는 이날 중앙청사에서 김대중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민주화 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내달 초부터 피해신고를 접수, 2개월여의 심의 기간을 거쳐 빠르면 10월 초부터 피해자 보상을 실시할 방침이다.

시행령에서 규정한 민주화 운동의 범위에는 69년 3선개헌 반대투쟁 이후 민주화 운동이 모두 포함됐다. 3선개헌 후 언론민주화 운동 등으로 강제 해직된 사람은 물론 노동운동 등으로 해직된 사람, 학생운동으로 제적된 사람 등이 모두 보상을 받게 됐다.

69년 이후 각종 민주화 운동과정에서 공권력의 직접 피해를 본 사람과 국가권력이 학교, 언론, 노동 등 사회 각 분야에서 발생한 민주화 운동을 억압하는 과정에서 피해를 본 사람은 대략 1만7천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정부측은 잠정 집계했다. 이 시행령에 따르면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피해를 본 사람이나 유족은 보상금과 의료지원금, 생활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고 보상금은 지급 청구가 있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지급토록 돼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민주화 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신청인 자격, 신청서 접수기관, 신청기간, 구비서류, 지급액 산정기준, 심의 결정절차 등을 이 시행령 시행일부터 30일 이내에 공고하기로 했다.

민주화 운동과정에서 상해를 입은 사람들의 경우 국립종합병원 등에서 발급한 치료비 추정서에 따라 향후 치료비와 보장구 구입비 등 의료지원금을 받게 된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의문의 죽음을 당한 사건에 대한 '의문사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안'도 함께 의결했다.

한편 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법에 따른 보상비는 3천860명에 2천100억원이었으나 이 시행령에 따른 보상 대상자가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돼 보상액 규모도 광주의 규모를 크게 옷돌 전망이다.

李相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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