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 정책 유지 실업.빈부격차 골치

멕시코는 그동안 1982년 외채지불 동결(모라토리엄) 선언과 1988년의 경제난, 1994년 페소화 가치 폭락으로 인한 '데킬라 파동' 등 6년을 주기로 경제위기를 겪어왔으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가입 이후 미국의 장기호황 덕을 톡톡히 누리면서 비교적 건실한 경제를 운용하고 있다.

에르네스토 세디요 현 대통령은 지난 94년 여당 대선후보의 암살과 치아파스주의 무장봉기, 데킬라 파동 등의 사회불안속에 집권당 사상 최저의 득표율로 당선된 이래 긴축기조의 경제정책을 유지하면서 멕시코 경제를 어느 정도 안정궤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데킬라 파동으로 당선 직후부터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로 들어갔던 세디요정부는 대외경제정책의 최우선 목표를 외국인 투자환경 개선과 국가이미지 제고 등에 두고 초긴축 재정정책을 실행해 나갔다.

그 결과 IMF 관리체제 첫 해인 95년엔 극심한 경기침체로 6.2%라는 마이너스 경제성장을 기록했으나 페소화 폭락에 힘입은 수출증대와 수입감소로 2년째부터 3년간 매년 5% 이상의 견실한 성장률을 보였다.

세디요 정부가 임기내내 긴축재정을 유지하면서 각종 경제동향 지표의 투명한 공개와 IMF의 실사를 거치면서 자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나간 것이 결과적으로 2년만에 환란을 극복하고 제2의 경기활성화 국면에 접어들게 만든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정치구조의 변화도 큰 몫을 차지했다는 게 정치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경제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96년 실시된 총선을 계기로 '여소야대'의 상황이 벌어지면서 살리나스 정권 등 이전 정부까지 누려왔던 집권당과 정부의 각종 특혜가 사라졌다.

고무도장이라는 비난을 들어왔던 멕시코 의회가 여소야대의 구조로 바뀌면서 국정운용이 대화와 타협이라는 민주적 절차로 전환돼 결과적으로 정치.사회.경제의 민주화를 촉진시키는 계기가 됐다.

세디요 대통령의 집권 5년반 동안 멕시코 경제의 기초가 살리나스 전정권에 비해 한층 내실있고 안정감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이번 대선에서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현행 경제정책의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돼 왔다.

보수우익계인 비센테 폭스 대통령당선자가 얼마전 미국을 방문, 정부와 재계 지도자들을 만나 NAFTA 회원국으로서 멕시코의 경제정책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면서 지지를 호소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다만 실업률과 빈부격차 해소를 공약으로 내세운 폭스 당선자가 경제성장 및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의 부산물인 실업과 빈부 문제를 어떻게 조화시켜 해결해 나갈지가 향후 관심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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