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어제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임기전반기의 성과를 실패로 규정했다. 상당수 국민들도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 IMF관리체제라는 경제위기의 해결이라는 공적에도 불구하고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치와 질서의 붕괴 현상으로 인해 이렇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여당은 이러한 평가를 부인하기 보다는 올바른 지적에 대해 이를 받아들이고 고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실을 왜곡했다"느니 "대안제시 보다는 합리성이 결여된 비판으로 일관했다"느니 하는 무조건식의 거부의 자세는 상생의 정치와 새로운 정치문화의 창조를 위해서도 바람직 하지 않다고 생각한다.특히 경제문제에서는 그렇다. 이 총재의 지적처럼 "IMF를 1년 반만에 완전히 졸업하려는 욕심 때문에 구조조정도 졸속으로 추진했고, 다른 의견은 반개혁으로 몰아 붙인 오만"이 있은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IMF의 위기를 넘긴 것은 사실이지만 졸업은 아직 못한 것이다. 같이 IMF관리를 받은 태국은 지난 6월에 이미 졸업했다. 너무 안일한 상황인식이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킨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IMF위기 해결이라는 환상으로 과소비가 새로이 돋아나고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은 구조조정을 게을리 했기 때문이다. 현정부는 경제의 위기상황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받았다.
각종 사회이익단체나 노조들은 집단이기주의에 빠져있고 노사쟁의 과정에서는 여러 불법과 폭력이 난무하고 있으며 학교에서는 가치의 붕괴가 너무도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여러사건들이 너무도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일관된 자세로 이러한 사태에 대응하기 보다는 형편에 따라 말을 바꾸면서 대처하고 있고 때로는 대통령의 눈치만 보는 듯한 자세를 보이고 있어 사태해결의 의지가 있는 지 없는 지 분간이 안가는 경우도 있다. 또 이총재의 지적처럼 "모든 문제를 과거정부의 탓이라 돌리고 국가를 경영하는 자신의 책임이 얼마나 막중한 지를 때닫지 못하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연설중에 이총재가 제의한 관치금융청산특별법이나 대북지원특별법 그리고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에 대한 적극적 자세촉구, 국회내 남북관계 특별위원회 설치 등은 고려해볼 만한 일이라고 하겠다.
이렇게 잘못된 부분만 고친다면 나머지 반의 임기는 야당총재의 기원처럼 성공한 대통령과 성공한 정부로 평가되어 종합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이 아닌가.
댓글 많은 뉴스
경북대 '반한집회'에 뒷문 진입한 한동훈…"정치 참 어렵다"
한동훈, 조기대선 실시되면 "차기 대선은 보수가 가장 이기기 쉬운 선거될 것"
유승민 "박근혜와 오해 풀고싶어…'배신자 프레임' 동의 안 해"
"尹 만세"…유인물 뿌리고 분신한 尹 대통령 지지자, 숨져
법학자들 "내란죄 불분명…국민 납득 가능한 판결문 나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