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의 총파업을 앞두고 시중자금이 파업참여 은행에서 파업불참 은행으로 옮겨가고 있다. 주가에 파업참여 여부가 반영되는 징후도 뚜렷해졌다.
은행권에서는 잠재부실규모,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 영업실적, 수신고 추이 등 각종 지표를 통해 진행돼온 은행간 우-불량 편가르기가 이번 파업참여 여부를 통해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7일 각 은행에 따르면 신한·하나·한미은행 등 파업불참 은행으로의 시중자금 이동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
파업불참을 선언한 신한은행에는 이달들어 지난 5일까지 모두 6천300억원의 자금이 유입돼 평소의 수신증가 규모를 훨씬 웃돌았다. 하나은행에선 6일 하룻동안만 1천억원의 예금이 증가했고, 한미은행에도 이달들어 하루 150억원에서 1천100억원까지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월초에는 자금이 빠져 나가는 게 통상 추세여서 이달들어서의 자금유입은 파업 여파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자금 이동은 개인고객보다는 기업고객에서 더 뚜렷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업 중 만기도래하는 어음의 상환, 수출대금 결제 등을 위해 자금을 미리 파업불참 은행으로 이동시키고 있다는 것.
지역의 한 섬유업체 대표는 "기업자금은 분초를 다퉈가며 조달해야 하는 게 적잖으므로 파업으로 은행 볼일을 보는 데 시간이 엄청나게 걸린다면 큰 문제"라며 "얼마간 파업이 계속될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파업불참 은행에 계좌를 개설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파업 여부는 주가에도 민감하게 반영되고 있다.
6일 주식시장에서 신한·하나·한미은행 등 파업불참 은행의 주가는 일제히 오른 반면 파업참여 은행 중에서는 국민·주택은행 등 대형 우량은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가가 내림세를 기록했다.
해외에서 발행하는 주식예탁증서(DR) 가격에서 이같은 영향은 더욱 분명히 드러났다. 신한은행의 DR 가격은 지난달 30일 주당 18.73달러에서 지난 5일 19.18달러로 오른 반면 파업참여 은행의 DR 가격은 급락해 국민·주택은행의 DR 가격도 12.78달러 및 23.40달러에서 12.43달러 및 23.05달러로 내려앉았다.
李相勳기자 azzz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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