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운문댐 부실의혹 밝혀라

식수전용인 운문댐이 준공 4년만에 심각한 하자가 발생, 보수공사를 한다는 건 원천적인 부실공사로 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지금까지 알려진 운문댐의 문제점은 댐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댐 중앙부문 점토층이 물러졌고 가갈층까지 발견되면서 하루 400t씩의 물이 새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 200년간의 강우량에 대비해 건설한 게 불과 2년새 수위조절 장치가 없어 댐위로 넘친 물이 하류에 침수피해를 줬고 그에 따라 수문에 수위조절장치를 다시 시공하는 소동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더욱 기가찬 건 이런 위험 때문에 외국 전문가까지 초빙, 보수공사를 하면서도 부실의 정확한 내용을 숨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우선 운문댐 관리사무소를 관장하는 수자원공사는 현재의 부실정도가 어떤 것인지 그 전모를 밝히고 그 원인이 설계 잘못인지 시공상의 문제인지 부실공사의 책임유무가 누구에게 있는지 밝혀야 한다.

댐은 일단 건설되면 누수가 발생해서는 안된다는 게 토목학계의 의견이고 보면 이게 예사문제가 아닌 심각상황임을 시사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사실은폐로 일관한다면 의혹만 증폭, 또 어떤 후유증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임을 수자원공사측은 직시해야 한다. 또 하루 400만t씩 물이 새나가는 상황이 지금 하고있는 보수공사로 원천봉쇄가 되는 것인지도 사실상 의문스럽다. 따라서 수자원공사측은 부실의 현상.원인에 이어 보수공사의 내용과 그 결과에 대해서도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운문댐의 식수 수혜자는 대구.영천.청도 등지의 80만명이고 이 댐이 잘못돼 최악의 경우 무너진다면 그 피해는 엄청나다는 건 수자원공사측도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을 그 피해지역 주민들이 모르고 있다는 건 아직 우리의 건설행정은 투명성은커녕 은폐의 구습에 젖어있고 그때그때 위기만 모면하면 그만이라는 임기응변이 팽배해 있다는 반증이다. 이런 구태행정 때문에 오늘날 우리사회는 대홍역을 치르고 있다는 점을 정부는 인식하기 바란다. 이런 점에서 200년을 내다보고 건설한 댐이 불과 4년만에 심각한 하자가 발견된 것 그 자체로도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만약 이 공사부실의 책임이 시공건설회사에 있다면 사법처리는 물론 면허취소 등의 강경조치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문책이 뒤따라야 함을 우선 지적해 둔다. 또 뭐가 잘못된건지도 모르고 막연히 불안에 떨어야할 주민들의 입장을 외면한다면 그건 명백한 직무유기이다. 포괄적인 책임이 있는 수자원공사측의 맹성을 다시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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