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 국회의장은 지난 5월말 의장으로 선출된 뒤부터 의사봉을 부의장들에게 넘겨본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본회의 도중 한두 차례 부의장에게 사회권을 넘겨주는 게 관례였던 데 비쳐보면 다소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비서진 쪽에선 격무를 덜어준다는 차원에서 이 의장이 직접 결제해야 할 서류의 종류를 줄이는 등의 묘안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물론 이같은 상황을 의장직에 대한 의욕이 강한 때문에 빚어진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보다는 자민련이 강력 요구하고 있는 교섭단체 완화 관련법안의 날치기 처리 움직임에 대한 우려가 이 의장에게 작용하고 있다. 이 의장은 14대 국회의장 당시에도 당 지도부의 방침에 맞서 날치기 처리를 거부하는 소신을 보였었다. 문제는 법안의 경우 야당의 반대로 상임위에서 심의가 어려울 경우 본회의에 직권 상정할 수 있으며 그 권한은 의장뿐 아니라 본회의 사회를 맡게 된 부의장에게도 부여된다는 점에 있다. 실제로 국회부의장으로 자민련 소속의 김종호 의원이 포진돼 있다. 이를 의식한듯 이 의장은 "사회봉을 한나라당 홍사덕 부의장에게 넘겨주면 김 부의장에게도 넘겨줘야 하는 게 순리이나 날치기 처리 가능성 때문에 주저하지 않을 수 없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결국 날치기 처리를 막기 위해 '자의반 타의반'격으로 본회의 사회권을 가능한한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의장실 측에선 김 부의장이 이 의장을 수차례나 찾아와 "의장은 날치기 처리를 하지않기로 한 만큼 본회의 사회권을 넘겨 달라"는 식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徐奉大기자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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