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적당한 땀으로 더위 이기자

한방에서 건강한 여름나기의 출발점은 감기에 걸리지 않는 것이다. '여름철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말이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 한방의 충고를 들어 보자.

한방에서는 여름철 감기를 크게 2가지로 구분한다. 하나는 양서(陽暑).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의 과도한 육체 노동으로 인해 오는 병이다. 열이 나고 갈증이 심하며 몸이 나른해 진다. 사람들이 '더위를 먹었다'고 하는 그것이다.

다른 하나는 음서(陰暑). 너무 시원하게 했다가 오는 병이다. 요즘의 냉방병인 셈. 이것이 흔한 여름 감기로, 콧물이 흐르고 소화도 잘 안되며 온몸이 아프다.

◇땀으로 여름을 이기라

한방의 '이열치열'은 더위 먹었을 때의 자연치유 법이다. 여름은 사계절 양기가 가장 충만한 계절. 이는 양기가 부족한 가을과 겨울을 이때 대비하라는 암시이다. 때문에 덥다고 그늘이나 시원한 곳만을 찾을 것이 아니라 적당히 땀 흘려 양기를 최대한 저축해야 한다.

더위에 지치지 않고 기운을 나게하는 한방으로는 생맥산(生麥散)이란게 있다. 더위로 맥빠진 사람에게 맥이 샘물처름 솟게 한다해서 붙여진 이름. 맥문동 8g, 인삼 오미자 각 4g에 물 600~800g을 넣고 푹 다려 보리차 처럼 수시로 마시면 된다. 식욕부진과 소화불량을 돕는 것 외에, 정력 부족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

더불어 아침 햇살을 쬐는 일광욕, 신선한 아침 공기를 쐬는 풍욕을 10~20분 정도씩 하면 여름을 잘 이겨낼 수 있다.

◇더위 먹었을 때는 익모초즙

더위 먹은 증세를 한방에서는 중열증 혹은 중갈증이라 한다. 두통이 극심하고 피부표면에서 화끈화끈하게 열이 나면서 갈증이 심해 자꾸 물을 마시게 된다. 땀이 비오듯 쏟아지고 전신이 무력해지며,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느낌이 든다. 또 구토 설사와 함께 복부가 와글와글 끓고 거품변을 보게 된다.

이럴 때는 익모초 잎을 찧어서 생즙을 마시거나, 푸른 대추의 씨를 빼고 육질만 찧어서 그 즙을 마시면 속이 편안해진다. 또 사철쑥을 차 처럼 끓여 마셔도 좋다.◇냉방병엔 칡뿌리가 좋다

냉방병은 차가운 기온에 몸이 손상돼 양기를 발산하지 못해 생기는 병이다. 한방에선 중서증이라고 한다. 머리가 아프고 몸이 어실어실 추우며, 온몸의 관절이 쑤시고 아프다. 가슴이 답답해지고 열이 나지만 땀이 없는 것이 특징.

냉방병 때는 배를 항상 따뜻하게 해야 한다. 냉수는 금물. 부추 생즙을 마시거나 차로 끓인 향유를 식혀 마시면 아주 효과적이다. 향유는 더위와 몸안의 습기를 제거하기 때문에 무더위에 인체가 손상된 것을 빨리 풀어준다.

칡뿌리도 좋다. 몸 안 수분이 소모되는 것을 방지하고 혈액순환을 돕는다. 냉방 때문에 혈액 순환이 원활치 않아 목이나 등 부위가 뻐근하게 아파 올 때도 차로 끓여 마시면 좋다.

방재선 한의원장(대구 한의사회 홍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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