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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대입논술

---쟁점리뷰-몸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몸을 관리하거나 치장한다는 것은 한심하고 사치스러운 행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런 사람들에게 몸을 강조하는 사고방식은 이성이나 정신이 결핍된 열등한 것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이성 중심주의에 대한 반성이 일어나면서 이성이 아닌 감성, 혹은 몸에 대한 철학적·사회학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인간이 이성으로 과학을 발전시키고 모든 사회 조직을 합리화하게 되어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으나, 자연이나 인간의 감수성이 파괴되는 현상이 초래되었다. 이러한 파괴된 인간에 관한 문제의 해결이 절실해 지면서 몸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된 것이다. 몇몇 학자들의 몸에 관한 견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터너는 인간의 몸은 인간으로 하여금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타인, 그리고 세계에 작용하게끔 강요하는 미완의 상태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인간은 살아가기 위해서 그들의 환경에 의미와 형태를 충분히 부여함으로써 자신들에게 의미 있는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한다. 개인의 자아감이나 개인이 몸과 맺는 관계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인간의 몸은 완성되지 않은 실체이므로 인간의 몸에도 역시 노동과 의미가 부여되어야 한다. 인간에게 의미있고 정연한 자아와 몸, 그리고 세계가 없다면 세상에 효과적이면서도 물리적으로 개입하기란 곤란하다는 것이다. 세계에 개입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은 사회 구성주의자들이 주장하듯이 지배적 유형의 담론이나 사회적 분류 체계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환경에 대한 인체의 물질적 관계에 근거한다. 또한 인간의 몸이 사회 구성의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긴 하지만, 자연주의적 관점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사회적 관계의 명확한 형태를 결정짓는 토대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몸은 인간들에게 자신과 그들이 사는 세계에 노동과 의미를 부여하도록 요구하는 미완성의 자원이라는 것이다.

스테이시는 감정노동이란 관점에서 몸을 설명한다. 감정노동이란 고용주가 고용인에게 기대하는 얼굴 표정과 육체적 표현들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고용인이 자신의 감정을 관리하는 것을 일컫는다. 감정 노동은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는데, 그것은 얼굴 또는 목소리를 통한 대중과의 직접 접촉, 고용인들이 고객들에게서 특정한 감정 상태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요구 사항, 고용주에게 고용인들의 감정관련 활동에 대해 어느 정도 지배권을 허용하는 훈련과 감독 방식이다. 감정 노동은 고용인들에게 그들이 감정을 관리하고 조작하도록 요구한다.

이는 직장에서 불평등한 사회적 관계를 구성하는 주요소로 볼 수 있다. 감정의 관리와 조작은 표면연기에 의해서 나타난다. 예를 들면 스튜어디스나 비서, 판매원들은 감정 노동으로 자신의 몸이 사용된다. 이들은 최대한 손님들에게 친절한 표정을 지어야 하며, 고용주에게 공손한 표면 연기를 해야 한다. 이러한 감정 노동으로서 몸이 간주되는 것은 후기 근대 사회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관광업과 같은 레저 산업이 발달하고 판매가 중요시되면서 서비스 업종이 증가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감정 노동으로서 자신의 몸을 연출하기를 강요한다. 스테이시는 후기 산업 사회의 노동과 몸의 상관성을 연구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부르디외에게 몸이란 다양한 사회적 힘과 연관되어 발달하는 미완의 실체이며 사회적 불평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다. 몸에 관한 부르디외의 분석은 몸을 상품화시킨 현대사회의 특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몸의 상품화란 몸이 노동력의 매매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몸이 더욱 포괄적인 형태의 육체 자본이 되는 방법들까지를 가리키고 있다. 육체 자본을 생산한다는 것은 사회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몸을 계발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미스코리아나 연예인, 모델들은 자신의 몸을 자본으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몸을 다듬는다. 이처럼 현대사회에는 몸이 자본이 되는 특징이 강하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현대 사회에서 몸을 권력의 행사와 사회적 불평등의 재생산에 훨씬 더 복잡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다양한 계급과 계급 분파들이 자신들의 몸에 취하는 각양 각색의 태도는 다양한 형태의 몸을 낳는 결과를 가져오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몸의 형태에 부여된 가치들은 많은 사람들의 자아에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어, 몸을 평생에 걸쳐 관리해야 하는 프로젝트로 취급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부르디외는 몸을 사회적 실체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노동 행위가 요구되는데, 이 행위들은 사람들이 자신의 육체형을 계발하고 유지하는 방식에 영향을 주며, 사람들은 걸음걸이, 말씨 및 차림새를 통해 자신의 몸을 표현하는 방법을 학습한다고 본다. 이는 결코 생득적(生得的)인 것이 아니며 아주 어려서부터 학습되어 고도로 숙련된 그리고 사회적으로 차별화된 완성물로 표현된다. 몸은 그 발달 과정 속에서 개인이 속한 사회 계급을 드러내는 명백한 흔적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몸의 형태는 각자 다르게 평가되며 개인들이 생산하는 육체자본의 양과 질에 의한 사회적 불평등을 만드는 데 핵심이 된다. 부르디외의 연구는 후기 근대사회에서 개인들에게 점증하는 몸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며, 몸이 다중적으로 상품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부르디외에게서, 몸은 공식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냐를 불문하고 명망 있는 몸의 형태에 가치를 부여하는 문화 시장과 사회적 시장에 끊임없이 관여할 정도로 가치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몸이 현대인의 자아 정체감에 점점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충분한 이유를 제공한다.

---49차문제 최우수작

인간은 각자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관에 따라 세상을 살아간다. 예를 들면 칸트와 같이 개인의 인격과 자율적 동기를 중시하여 양심에 따른 도덕률을 지키며 살아가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한 소설 '꺼삐딴 리'의 주인공 이인국 박사처럼 개인의 입신양명(입신출세)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시류에 민감하게 영합하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따라서 우리는 다원화와 가치관의 혼돈 등을 특징으로 하는 현대 사회에서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야 할 것인지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가)의 주인공 '나'는 무진에서의 생활에 대한 회상에서, 6·25사변 때 홀어머니에 의해 의용군 징발도 국군의 징병도 피한 채 골방에 처박혀 지내면서 양심의 가책에 의해 스스로를 모멸하며 오욕을 견뎠다고 한다. 이와 같이 그는 항상 자신의 행위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며 회의하지만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행동력은 없다. 그러나 그의 행동은 어머니에 의해 강요된 것일 뿐 그에게 행동화하려는 가치관이 없었다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그래서 나중에 다시 무진기행을 할 때 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는 요소들을 자기 존재 확인을 통해 극복해내려는 의지를 보인다.

반면, '수난 이대'에서 일본군 징병으로 팔 하나를 잃은 만도는 6·25로 한쪽 다리를 잃은 아들 진수에게 세상을 잘못 타고나서 아들의 신세가 똥이라며 시대적 아픔을 토로한다. 그러나 앞으로 어떻게 살겠느냐는 진수에게 신체적 불구가 보기에 안 좋을 뿐 잘 살 수 있다며 현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능동적으로 살아가면 된다는 의지를 보인다. 이러한 인물들은 추진력은 있지만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기에 급급해서 자칫 즉흥적으로 살아갈 우려도 있다.

오늘날 인체게놈 프로젝트와 로봇산업이 결합·응용되면서 인간의 신체적·정신적 한계까지도 근본적으로 뛰어넘을 수 있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도덕의 위기가 심각하게 인류에게 닥쳐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실제 우리 주변에서는 어떤 지식과 기술이 인간 행복에 진정으로 기여하는지 생각해 보지도 않고 수용함으로써 초래되는 도덕적 위기를 볼 수 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반성적 사고에 뿌리를 둔 도덕성 회복에 있다. 우리 나라도 이미 적극적 추진력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선진기술과 정보를 받아들였으나 개인의 주체성, 존재 가치 등을 생각하지 않고 받아들이기 때문에 우리는 살아가기 힘들다. 따라서 우리는 항상 당면한 문제에 대해 정사(正邪)구별을 정확히 인식하며 양심에 따라 삶을 살아가는 자세가 중요하다.

21세기 급격한 사회 변동 속에서 우리는 발빠르게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정보화 사회에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나타나고 있는 사회 변동에 따른 부작용, 가령 대중매체의 천박한 상업주의, 동물 복제 뿐만 아니라 인간복제기술에 따른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심각한 도전과 생명 경시 현상 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늘 자아성찰을 바탕으로 자아발견 또는 자신의 존재 확인을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가치관을 바탕으로 할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인간의 행복과 사회발전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안현재(경명여고 3학년)

---49차 문제 총평

이번 논술 문제는 삶의 태도에 대한 자신의 가치 판단을 쓰는 문제였다. 실전 입시 논술 문제에서 이러한 선택형의 문제를 학생들은 자주 접하게 된다. 이런 문제를 쓸 때 학생들은 자신의 판단력을 서론에서 밝혀주고 본론에서 그 근거를 따지는 것이 좋다. 입시 논술에서 채점자는 짧은 시간에 많은 학생들의 글을 읽어야 하므로 학생들의 글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없다. 그래서 글의 첫머리에서 주는 인상은 전체 채점에 많은 영향을 주게 된다.

이번 논술 문제에서는 경명여고 3학년 안현재 학생의 글을 최우수작으로 뽑았다. 학생은 문제를 잘 이해하고 있었으며 전체 글을 차분하게 잘 따져서 썼다. 학생들의 논술 수준에서는 매우 잘 쓴 글이라고 할 수 있다.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서론이 약간 미흡하다. 흔히 교과서적으로 말한다면 서론에서 필요한 것은 본론의 전개 방향과 내용을 제시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 학생의 글은 본론의 전개 내용 즉 문제제기는 잘 되었는데 본론의 전개 방향이 나타나 있지 않다. 서론에서 학생의 가치 선택을 밝혀 주면 그것 자체가 본론의 전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된다. 서론에서 칸트와 꺼삐딴 리의 이야기는 장황함을 느끼게 한다. 이렇게 되면 글의 명료성이 약해지는 문제점이 있다. 결론에 이르는 본론의 전개 과정은 차분하게 잘 전개되었다.

---51차문제

문제:아래의 글은 채만식의 '태평천하'와 이에 대한 해설의 일부이다. 윤직원 영감의 편에서 보면 우리 나라가 독립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 마찬가지로 지금의 기득권 계층에서 보면 현재의 사회가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는 현재의 기득권을 포기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는 1945년 해방이라는 역사가 잘 보여 주었다. 1945년 해방이 되자 친일 기득권 계층들은 새로운 역사의 전개 앞에서 몰락의 비운을 맞이해야 했다. 현재 우리 나라 안에서도 남북이 통일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남북의 통일은 우리 민족 역사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현재 남북의 통일을 가정하여 윤직원 영감과 같이 통일을 반대하는 세력들을 구체적으로 예를 들고 그들에게 해 줄 수 있는 말을 논술하라.

가) "종학이 놈이 경시청에 붙잡혔다구요" / "으엉?"

외치는 소리도 컸거니와 엉덩이를 끙 찧는 바람에 하마 방구들이 내려앉을 뻔했습니다. 모여 선 식구가 제각기 놀랜 것은 물론이구요. ―중략―

"화적패가 있느냐? 부랑당 같은 수령들이 있느냐? 재산이 있대야 도적놈의 것이요·…… 목숨은 파리 목숨 같던 말세는 다 지나가고…… 자 보아라 거리거리 순사요 골목마다 공명한 정사 오죽이나 좋은 세상이여. ……남은 수십만 명 동병(動兵) 하여서 우리 조선놈 보호하여 주니 오죽이나 고마운 세상이여? ……으응……제것 지니고 앉아서 편안하게 살 세상. 이걸 태평천하라고 하는 것이여 태평천하!……그런데 이런 태평천하에 태어난 부잣집의 자식이 더군다나 왜 지가 떵떵거리고 편안하게 살 것이지, 어째서 지가 세상 망쳐놀 부랑당패에 참섭을 한단 말이여, 으응?"

땅 바닥을 치면서 벌떡 일어납니다. 그 몸짓이 어떻게 요란하고 괄괄한지, 방금 발광이 되는 가 싶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모여선 가권들은 방바닥 치는 소리에도 놀랐지만, 이 어른이 혹시 상성(미치다)이 되지나 않았는지 의구의 빛이 눈에 나타남을 가리지 못합니다.

"……착착 깎아 죽일 놈!……그놈을 내가 편지하여서 백년 징역을 살리라고 할 껄. 백년 징역 살리라고 할 테여. 오냐 그놈을 삼천석 거리의 재산을 물려 주려구 하였더니, 오―냐, 그놈 삼천석 거리를 톡톡 팔아서 경찰서에다가 주어 버릴 걸, 사회주의 하는 놈 잡아 가두는 경찰서에다가 주어 벌릴 걸. 으응 죽일 놈"

마지막 으응 죽일 놈 소리는 차라리 울음소리에 가깝습니다. / "……이 태평천하에! 이 태평천하에……" 나) 채만식의 '태평천하'에 나오는 윤직원 영감은 일제 하에서 많은 돈을 번 자본가이다. 그는 친일 행위를 하면서 고리 대금업을 하여 많은 부를 축적한다. 그가 보기에 이 일제의 지배하는 태평천하라고 할 수 있다. 일정 부분 일본 권력층에게 돈을 상납하고 잘 보이면 그가 아무리 나쁜 짓을 하여 돈을 모아도 일본의 병정들은 그의 목숨과 재산을 지켜 준다. 이런 세상은 그가 살기에 매우 편리하고 좋다.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지 돈으로 해결할 수 있고, 사회적 삶을 살아가는 데에도 웬만한 장애물은 돈으로 다 해결할 수 있다. 그야말로 친일 행위를 하는 한 돈은 무엇이든지 다 해결할 수 있는 전능한 힘을 가진 것이다. 이런 세상에 살기가 편한 기득권 계급인 손자가 일제가 그토록 싫어하는 사회주의 운동을 하는 것을 윤직원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더구나 일제의 지배체제에 우호적이 한 개인의 재산이 보호받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사유재산을 부정하는 사회주의 운동을 하는 손자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것은 현재 일본의 헌정질서를 무시하는 것이며 파괴하는 것이다. 현재의 질서가 무너지면 다시 엄청난 무질서의 혼란이 올 것이고 혼란의 시대가 되면 자신의 재산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노릇이기도 하다. 더구나 현재의 헌정질서를 파괴하려고 했기 때문에 일제에 의해 전 재산이 몰수될지도 모르는 판국이다. 윤직원 영감은 그가 평생에 걸려서 모은 그의 재산이 하루아침에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이지 않을 수 없다.

▨응모요령

글의 길이는 빈칸을 포함하여 1,500자 안팎(±150)이 되게 할 것.

제목을 쓰지 말고 본문부터 시작할 것.

원고마감 일자 : 7월 22일(토요일)

우편으로 응모할 경우 봉투 겉면에'제51차 학생 논술 응모'라고 반드시 쓸 것.주소 : 대구광역시 중구 계산동 2가 71 매일신문 논술 담당자 앞 (우) 700 - 715

대구광역시 중구 삼덕동 166 일신학원 논술 담당자 앞 (우) 700 - 412

학교와 학년, 집 전화번호를 밝힐 것.

당선작은 본지에 강평과 함께 게재·(상장과 부상은 학교로 우송함)※ 인터넷으로도 원고를 접수합니다.

매일신문 kjk@imaeil.com

일신학원 ilsin@ils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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