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달간의 소회를 수석비서관들에게 피력했다.
김 대통령은 14일 오후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평양에 다녀온후 너무 많은 현안이 한꺼번에 집중돼 정말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다"며 "집권 2년여만에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말한 것으로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통령은 농.축협 통합, 의보통합, 은행부실공개, 투신사 문제, 롯데호텔 노조파업, 한겨레신문사 난입사건, 의료계 폐업, 금융노련의 총파업 등을 일일이 거론하면서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국정현안들이 대두됐으며 모두가 국가미래와 관련된문제들이어서 고심하면서 처리했다"고 말했다.
정상회담의 성공에 이은 남북간 교류.협력 후속작업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란 터에 남측 내부의 여러 갈등구조가 일거에 터져나와 김 대통령을 버겁게 했다는 것이다청와대 한 관계자는 "대통령은 이 기간 체중이 2㎏이나 줄었다"며 "금융노련총파업이 한창일때는 얼굴에 수심이 깊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 대통령은 이들 문제에 대해 정부가 민주적 절차와 대화를 통해 해결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김 대통령은 현안 대처에 있어 "힘겨루기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어느 한쪽이 100% 승리하는 식의 해결방법으로 가지 않고 서로 패배하지 않는 윈.윈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려 했다"면서 "완승.완패의 방법은 사회의 통합에 장애가 된다"는 나름의 국정철학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김 대통령은 현안의 매듭을 위해 노력해온 수석비서관들의 노고를 위로하면서 "이 어려운 시기에 국정을 같이 맡고 있다는 것은 힘들지만 보람있는 일"이라며 "자긍심을 갖고 각 부처와 잘 협력해서 좋은 국가와 사회를 다음 세대에 물려줄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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