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구촌 컬처-할리우드가 영국 역사 왜곡

"할리우드가 영국의 역사를 '강간'하고 있다"호주 출신 할리우드 스타 멜 깁슨이 '강간자'(?)로 낙인 찍혀 영국인들로부터 맹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미국 독립기념일(4일)에 개봉된 영화 '패트리어트'가 영국의 역사를 왜곡했다는 비판이 연일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멜 깁슨의 '영국 혐오증'까지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인디펜던스 데이'의 롤랜드 에머리히가 감독한 '패트리어트'에서 멜 깁슨은 영국 국왕 조지 3세의 군인들에게 아들을 잃고 분노로 맞서는 실제인물 벤자민 마틴역을 맡고 있다. 영화는 그를 영웅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재미삼아 인디언을 학살하고 아녀자들을 강간한 인종주의자였다는 주장도 제기되기도 했다.

영국의 리버풀시는 '패트리어트'가 도시의 역사적인 인물인 배너스트르 탈턴을 잔인한 도살자로 묘사하고 있다며 할리우드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서 주목. 영국군으로 나오는 탈턴은 아이까지 서슴없이 죽이는 인물로 묘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멜 깁슨의 출연작들에서 '지독한(dyed-in-the-wool)' 영국혐오증이 드러나고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영화평론가 닐 노먼은 '복수의 칼을 빼든 멜 깁슨'이란 칼럼에서 '브레이브 하트' 등 그의 영화들이 영국에 대한 적대감에서 출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브레이브 하트'는 영국에 반기를 든 13세기 스코틀랜드 영웅 윌리엄 웰리스의 활약을 그린 작품. 스코틀랜드에 대한 영국의 학정이 과장되게 묘사되고 있다는 것. 또 2차 대전에 참전한 호주군의 얘기를 그린 '갈리폴리'(81년 작)도 거론됐다. 멜 깁슨은 영국 장교의 강압에 의해 희생되는 호주군으로 출연했다.

영국인들이 이 같은 민감한 반응은 최근 들어 할리우드가 영국인의 영웅적인 행동을 미국인으로 바꿔치기 하는 경우가 잦았기 때문.

'U-571'은 잠수함 수병이 독일의 암호해독기를 탈취한 실화를 그린 영화. 그러나 2차 대전 당시 독일의 암호해독기를 탈취한 병사들은 영국군이었다. 이 당시 미국은 참전도 하기전. 그러나 영화는 미군으로 묘사해 영국인들로부터 "영국의 애국자들을 농간하고 있다"며 비난을 받았다.

또 '콜디츠 스토리'에선 독일의 포로수용소에서 탈출한 미군은 아무도 없었음에도 톰 크루즈, 맷 데이먼, 벤 애플릭 등이 난공불락의 독일 포로수용소를 탈출하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金重基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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