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당대회가 '제한경선'쪽으로 방향이 잡히면서 김대중 대통령의 후반기 정국운영 구상이 드러나고 있다.
당장 민주당의 차기 대권구도를 가시화하기 보다는 당을 관리체제로 계속 운영하면서 차기 주자군을 직접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영훈 대표를 8월 전당대회에서 유임시키고 경선불출마를 선언한 권노갑 상임고문을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한다는 구체적인 방안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미 민주당은 이같은 구도를 염두에 두고 지명직 최고위원을 3명에서 5명으로 늘리고 대표최고위원도 지명직 중에서 임명할 수 있도록 당헌을 개정하기로 했다.
서 대표의 유임 방침은 김 대통령이 당을 직접 관리하는 친정체제를 상당기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또 권 고문을 최고위원에 지명하겠다는 것은 당의 중심세력인 동교동을 한화갑 지도위원과 권 고문을 두 축으로 운영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 6월말 김 대통령은 "전당대회는 어차피 경쟁속에서 치러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경쟁)에 너무 신경쓸 것 없다"고 밝히는 바람에 차기구도를 겨냥한 최고위원 경선주자들간에 과열경쟁 양상까지 보였다. 결국 권 고문과 한 위원간의 갈등설과 이인제 고문과의 '3자 연대'에 대한 비판, 권 고문의 불출마 선언 등을 겪으면서 민주당 전당대회는 자유경선에서 제한경선으로 변질 된 것이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상위권 진입을 노리는 경선주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제한적인 경선이라고는 해도 이번 전당대회에서 상위권에 진입하지 못한다면 차기구도와 멀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 주말 영남권을 순방한 이인제 고문의 선물세트와 한화갑 위원과 박상천 전총무의 마늘과 양파선물 등이 '금품공세'시비에 휘말리기도 하고 당 발전특위의 최고위원 후보와 대의원간의 접촉금지방안이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등 경선열기는 고조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김중권 지도위원이 지난 주말 경기지역 원외위원장들과의 모임을 계기로 경선출마의사를 시사하면서 경선 주자군에 합류했다. 김 위원은 대구.경북지역과 청와대비서실장 시절 영입한 수도권 원내외위원장들의 적극 지원, 동교동계와의 연대를 통해 상위권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徐明秀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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