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김일성대학 조주경(68·경북 영양군 영양면 출생) 교수가 북측 이산가족 방문단에 포함돼 어머니를 찾는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조씨의 어머니 신재순(申在順·88·여·부산시 서구 서대신동 3가 산 3의2 내원정사)씨는 곧장 법당으로 향했다.
한참동안 정성스럽게 예불을 올린 신씨의 주름진 얼굴은 붉게 상기됐고 눈가엔 눈물자국이 선명했다.
"내 아들이 김일성대학 교수가 되었다니…"
신씨가 가장 먼저 법당을 찾은 이유는 아들 조씨를 북한 최고대학의 교수로 길러준 부처님의 은덕에 감사하기 위해서다.
20여년전부터 내원정사에서 기거하며 단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과 저녁으로 예불을 올렸지만 단 한번도 아들의 성공을 기원한 적은 없었다.
"그저 살아 있길, 밥이나 먹으며 살아 있길 바랐을 뿐"이라고 신씨는 울먹였다.신씨가 아들과 생이별한 것은 지난 50년 전쟁통에 아들이 인민군에 끌려가면서부터다.
행상을 하며 키운 아들이 장학금을 받으며 서울대 문리대에 입학하자 함께 상경,뒷바라지에 전념한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금지옥엽같은 아들을 잃고만 것이다.33년 남편을 잃고 아들만 바라보며 살아온 신씨는 전쟁 이후에도 아들을 찾지 못하자 고향인 경북 영양에서 친척과 함께 살다 여생을 정리하기 위해 20여년전 홀로 부산 내원정사를 찾았다.
신씨는 "생전에 아들의 얼굴을 볼 수 있게 돼 더이상 남은 소원은 없다"며 "8월15일까지 아들의 무사를 기원하며 열심히 불공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부산·李相沅기자 seagul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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