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적십자회가 통보해온 8·15이산가족 방문단 후보 대구·경북 33명 가운데 18일 현재까지 26명의 가족이 나타나고 적십자사에 문의전화가 줄을 잇는 등 생사확인과 상봉 기대 열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국민들은 이번 시범교환을 계기로 이산가족방문의 정례화 및 규모 확대를 추진, 생이별의 아픔을 덜어주어야할 것을 주문하고 있고, 최소한 반세기동안 헤어진 가족들의 생사여부·주소만이라도 확인할 수 있는 길을 터주어야할 시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집계에 따르면 이날 현재 북쪽 후보명단 200명 중 가족 확인이 166명으로 늘어났으며, 대구에서는 4명 전원이, 경북에서는 29명중 22명이 북쪽 가족의 명단을 확인했다.
대구에서는 북쪽 후보자중 김치효(69), 양원렬(69)씨의 일부 가족들이 나타난 데 이어 18일에는 허태금(70·여)씨와 최봉남(70·여)의 가족들이 대구에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허씨의 남동생인 허용(64·중구 향촌동)씨와 여동생 허태득(67·수성구 파동)씨 가족들은 이날 죽은 줄로만 알았던 허씨의 생존사실을 알고 복받치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허용씨는 '6·25가 난 뒤 전주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누나와 연락이 두절된 뒤 죽은줄 알았다'며 '30년전 사망신고까지 낸 누나를 만날수 있다니 꿈만 같다'며 목이 메였다.
북한의 허태금씨가 본적과 주소지로 기재한 북구 노곡동 512에는 허씨의 가족들이 4대째 살고 있으며 현재 허용씨의 두아들 허강(28)·허동(25)씨가 자리를 지키며 헤어진 핏줄을 기다리고 있었다.
6·25 전 소식이 끊긴 둘째 누나 최봉남씨를 찾은 최제구(63·대구시 수성구 황금2동 771의1)씨는 어리둥절해하면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조용히 만나 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씨는 '누나가 전쟁 전 함경도 출신의 남자와 사귀어 집에서 반대했는데 갑자기 소식이 끊겼다'며 '그 남자를 따라 북한이나 일본으로 간 것으로 여겼다'고 전했다.
최씨는 '누나가 찾는 아버지 수명씨와 어머니 문성이씨는 각각 20, 10여년전에돌아가셨고 동생 제영(60), 큰 누나 봉희(76)씨는 서울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이같은 분위기와는 달리 통일부에 방문신청서를 낸 7만6천여명의 실향민 가운데 이미 개별 통보를 통해 200명 후보명단에서 빠진 대다수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남북 양쪽이 이산가족 상봉을 순수한 인도적 측면에서 다루어줄 것을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
한응수(70) 이북5도연합회 대구사무소장은 '대구의 실향민 1·2세대 1만5천여명 가운데 방북신청을 한 650여명 중 극히 일부만이 고향을 갈 것 같다. 실향민 1세대들이 고령화하면서 고향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상호방문을 대폭 늘리고 정기적인 상봉의 길을 열어주어야한다'고 강조했다.
북쪽 동생(김치효)의 생존소식을 접한 김치려(74)씨는 이런 식으로 한번에 100명씩 만난다면 이산가족이 모두 상봉하기 위해서는 수십년이 걸린다'며 '허물없이 만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생이별의 아픔을 달래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金敎盛기자 kgs@imaeil.com
金炳九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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