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가 없으니 도시에 나가 있는 젊은이들이 고향에 돌아오고 싶어도 자녀 교육 때문에 포기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경북 도내에서 유일하게 초등학교가 없는 영덕군 달산면에 살고 있는 이석철(37.달산 사설우체국장)씨는 "폐교는 단순히 학교 하나가 없어지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마저 어둡게 할 정도로 후유증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폐교로 인해 인구유입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고 오히려 남아 있는 젊은층들에게 이농의 명분만 보태주고 있다는 것. 게다가 통폐합된 학생들도 당초 생각만큼 좋아지기는커녕 버스 등하교에 낯선 학교 적응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아이를 학교에 보내기 위해 아침 7시에 깨웁니다. 세수 시키고 밥 먹이고 책가방 챙겨 잠이 덜 깬 아이를 통학버스에 태워 보낼 땐 집 앞에 학교를 놔두고 왜 이 고생을 시키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방과 후에는 하교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 영덕읍에서 피아노와 미술 학원에 갔다가 오후5시쯤 학원버스를 타고 지친 모습으로 집에 돌아온다며 마음 아파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아이들이 옮겨간 학교에서 작은 학교 출신이라고 급우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학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이라고 덧붙였다.상황이 예상 밖으로 빗나가자 폐교를 찬성했던 학부모들의 마음도 달라졌다. 올초 학교 부활 이야기가 나왔을 때 학부모의 80% 이상이 찬성했지만 교육청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어렵다며 난색을 보여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
이씨는 "지방 학생들을 위해 추진한 학교통폐합이 결국은 학생들을 고통스럽게하고 농촌 피폐화만 가져온 결과를 낳고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다시 학생과 학부모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덕.鄭相浩기자 fal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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