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뉴 밀레니엄 6개월

새 천년이 시작된지 벌써 6개월이 지났다. 모두가 바랐던 대로 새천년은 인류에게 정말 새로운 뭔가를 열어주고 있을까? 외신들은 상당폭 그런듯 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지난 6개월=민주와 변혁을 향한 역사적인 정치 격변을 잇따라 겪었다고 AP통신이 분석했다.

멕시코와 대만에서는 한때 영원히 권력을 유지할 것처럼 보였던 집권당들이 무너지고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러시아에선 정보기관원 출신인 수수께끼의 인물 푸틴이 대권을 쥐었다. 한반도에선 오랜 원수지간인 남북한 정상이 만나 서로를 껴안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밀레니엄 첫 6개월은 이미 역사에 남을 정치적 격변의 시기가 됐다.

부패에 대한 분노, 경제 침체에 대한 두려움 등이 대대적인 쇄신과 변혁을 향한 주요 촉매제 가운데 일부로 떠오르고 있다. 부패의 수렁에 빠지고 진부한 정치적 독선에 얽매인 나라들은 국제 경제의 뒤안길에서 신속히 몰락할 수 있음을 유권자들과 정치인들이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 후버연구소의 사회학자인 알렉스 잉켈레스는 "자본주의의 활기찬 형태와 과학적 경영, 민주주의적 활력은 승리하는 진영의 필수적 요소로 여겨진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과정을 이해하고 변화의 힘을 지지와 충성을 얻는데 이용할 수 있는 인물들이 사람들을 납득시킬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다른 시각도 있다. 브루킹스 연구소(워싱턴) 수석 연구원 제임스 린지(아이오와 대학 정치학 교수)는 "예기치 못했던 변화는 다른 방식을 단절시킬 수도 있다"고 환기했다. "한반도와 멕시코.대만에서는 지금 행복을 노래부르고 있으나, 현재의 낙관론은 6개월 전에 우리가 가졌던 비관론과 마찬가지로 또다시 잘못된 것으로 판명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앞으로=앞으로 세계는 사상 최초로 미국.유럽.동아시아의 3각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라고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근호가 전망했다. 한국.중국.일본과 아세안(동남아 국가연합)을 중심으로 동아시아가 과거 유럽 같은 지역 협력체제를 빠른 속도로 구축돼 가는 것에 주목한 결과이다.

이 잡지 기고문을 통해 미국 IIE(국제 경제연구원) 프레드 버그스텐 소장은, 지금은 G7과 IMF가 국제금융 질서를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겠지만, 중기적으로는 세계 금융질서의 가장 중요한 변화는 한국.중국.일본.아세안 10개국이 추진 중인 '아세안+3'에 의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역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세계 교역체제의 변화는 WTO나 미주 자유무역지대, 또는 EU 확대 등에 의해서 보다는, 한국.일본.싱가포르 및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의 준지역적 무역협정에 의해 비롯될 것이라고 그는 예측했다. 현재 이들 사이에서는 자유무역 협정, 통화 스와프 등이 추진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사상 처음으로 세계는 미-유럽-이들 사이의 3각 구도가 되며, 경제 외에 정치 관계도 그같이 될 것이라고 버그스텐 소장은 말했다.

외신종합=朴鍾奉기자 paxkore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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