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두 얼굴의 미군기지

미군 기지를 둘러싼 각국의 반응이 볼만하다. 한국에선 미군 재판 관할권까지 내놓으라고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데 반해, 일본서는 최근의 한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현지 군 수뇌가 공식 사죄하는 것은 물론 주둔비용 분담금까지 깎아 주기로 했다. 영국령에서는 미군 때문에 주민들이 섬을 비워줘야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과 일본은 일본측의 주일 미군 주둔비용 분담금을 25억∼30억엔(2천500만 달러 전후) 삭감키로 합의했다. 일본은 1987년 이후 연간 1천800억엔(17억 달러) 가량씩을 부담해 왔으나, 최근 오키나와 미군 범죄 연발 이후 반미 감정을 고려해 이같은 조치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부는 1960년대 말과 70년대 인도양 상의 영국령인 차고스 아치펠라고 섬에 미군 공군기지를 건설키로 비밀 협약을 맺고 섬 주민 2천명을 2천여km 떨어진 모리셔스로 강제이주 시켰다고 영국 언론들이 18일 보도했다.

섬 주민들은 정착 준비금이나 보상금 없이 모리셔스 부두지역에 내버려졌으며, 영국 정부는 의회와 유엔의 반발을 회피하기 위해 이를 비밀에 부치고, 미국으로부터는 폴라리스 잠수함 계획에 대한 보조금을 받으려 했다고 이들의 변호사는 주장했다.

변호사들은 섬 주민들이 고향에 되돌아 가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영국 정부는 1971년에 이민 관련 규정을 통해 이들의 복귀를 금지시킨 바 있다.

영국은 지난 1966년 미국에 이 섬을 임대했으며 미국은 이곳에 공군기지를 건설해 최근 이곳에서 이라크 폭격 항공기들을 발진시키기도 했다.

외신종합=朴鍾奉기자 paxkore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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