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작가 못지않은 예술적 열정과 작품성으로 활발하게 창작활동을 하는 전문직업인들이 적지않아 이채.
최근 대구화랑가에서는 미술과는 거리가 먼 전공분야의 대학교수·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프로급 수준의 개인전을 여는 등 왕성한 창작열을 보여 관심을 모았다.
15일까지 대구은행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가진 박홍규씨는 영남대 법학과 교수. 미술을 전공하진 않았지만 그가 이번에 선보인 '산' 그림은 독특한 색감과 질감으로 자연의 웅장함을 잘 표현했으며, 서양화적 기법으로 한국적 정서를 드러내 기존작가 못지 않은 작품성을 보여주었다는 평을 받았다. 고교시절부터 붓을 놓지않았다는 그는 법학자이지만 미술이론에도 상당히 밝아 '시대와 미술' '내 친구 빈센트' '윌리암 모리스의 생애와 사상' 등 미술관련 저서도 여러 권 출간했다.
최근 첫 개인전을 가진 치과의사 김을식씨도 동양의 선 사상에 영향받은 기법으로 누드 드로잉 작품들을 전시, 여느 작가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을 얻었다. 서울대 치대재학시절 미술 동아리 '상미촌'을 결성, 그림 그리기에 열정을 쏟았던 그는 개원한 이후에도 개인작업실을 마련, 누드 크로키그룹인 '상-그 이후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틈틈히 그림을 그리고 있다. 내년에는 서울에서도 개인전을 가질 계획.
역시 치과의사가 본업인 최우성씨도 악기를 형상화한 유화 작품을 즐겨 그린다. 대학 재학시 김씨와 마찬가지로 미술 동아리에서 활동했으며 대구시 미술대전 입선경력도 갖고 있다.
김을식씨는 "환자를 돌보는 일도 좋아하지만 그림 그리는 일 역시 생활의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아예 본업을 버리고 미술에 뛰어든 이색 경력의 작가들도 있다. 안동의 김예진씨는 간호사로 일하다 미술에 대한 열정을 버릴 수 없어 뒤늦게 미대를 졸업, 작가로 명함을 바꿨다.
한편 세계미술사에서도 이색 경력의 작가는 적지 않다. 타이티의 원시적 열정을 표현한 폴 고갱은 증권회사 말단 직원으로 일하다 30대 후반에 작가로 나섰고 로게르 비시에르는 농부, 이브 탕기는 화물선 갑판원, 앙리 로랑스는 석공, 쟝 아틀랑은 행상인, 에길 야콥센은 카센터 조수 출신이었다.
金知奭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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