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U대회 유치성공과 그후

'왜 이렇지, 어떻게 해야 하나?'2003년 제22회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대구유치를 성공시키고 지난 15일 귀국한 대구시 공무원들은 요즘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대구공항 도착후 예상외로 '너무나 착 가라앉은 듯한 분위기'를 느꼈기 때문. 북경에서 U대회 유치를 둘러싸고 '골리앗(터키 이즈미르시)에 맞서 싸운 다윗(대구)의 승리'에 비춰 보면 이처럼 가라 앉은 분위기는 다소 이해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U대회 같은 국제적 행사를 처음 치러보는 대구시로서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은 산더미 같고 이러한 일감은 그래도 견딜 수 있다. 그러나 의외로 뜨지 않고 있는 U분위기로는 앞으로 어떻게 일을 치러내야 할지 걱정이 태산인 것이다.

그동안 대구시의 체육행정 공무원들은 월드컵 준비와 프로 축구팀 창단문제, U대회 유치준비 등 굵직굵직한 일로 매일같이 야근에 시달렸다. U대회 유치성공으로 이들의 일감은 배가 된 셈이지만 시민들의 반응이 가라앉아 있으니 답답한 심정이다.

이처럼 U대회 유치성공의 분위기가 예상만큼 '뜨지' 않자 한 대형 유통업체서는 유치성공 기념 할인행사를 준비중이다. 문희갑 대구시장과 박상하 유치위원장 등은 지역 방송사의 U대회 토론회에 참가, 대시민 홍보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번 되짚어 봐야 할 점이 있다. 이러한 분위기 초래 배경에는 대구시의 잘못은 없었는가. 과거 2001년 U대회 유치활동은 범시민적으로 이뤄졌으나 IMF 환란이후 98년 대구시는 일방적으로 U대회유치 포기를 선언했다. 그리고 역시 이번 2003년 유치 재추진 작업도 시민 공감대없이 일방적이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현재 냉랭한 듯한 분위기는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 아닐까.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대구시는 착 가라앉은 분위기에 섭섭해 할 것이 아니라 U대회 유치과정을 되돌아 보고 잘잘못에 대해 정확하게 평가하고 시민.대학인들과 함께 하는 축제로 만들기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더 이상의 독주나 일방통행은 지양돼야 할 것이다. '네탓이 아니라 내탓'이라는 자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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