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왜 서울에 세워야 하나?

고(故)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 건립부지가 월드컵 주 경기장이 들어설 서울 상암동 상암 근린 공원내로 확정되자 지역 독자들은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

특히 기념관을 추진했던 구미지역 독자들의 반발이 심했다. 하은주(구미시 옥계동)씨는 "후손들에게 역사의 교육장으로 활용될 대통령기념관을 교통이 편리하다는 단순논리로 서울로 정한 것은 상식적으로도 납득할 수 없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김상태(구미시 임수동)씨는 "구미에서 부지를 확보하는 등 모든 준비를 끝냈는데 일방적으로 서울로 결정한 것은 이해가 안된다"며 "박 전대통령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 못된다"고 성토했다.

구미에 독자적인 기념관을 추진하자는 독자들도 있었다. 김호진(경산시 중방동)씨는 "대통령의 생가가 있고 새마을운동과 자연보호운동의 발생지라는 역사적 가치가 있는 구미에 기념관이 건립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서울의 결정과 관계없이 독자적인 기념관 건립을 추진해 지역의 자존심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번 결정이 서울위주의 사고방식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손해용(대구시 산격동)씨는 "왜 모든 것이 서울에만 있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미국 등 선진 외국의 경우만 하더라도 유명한 사람들의 기념관은 생가에 세우는 것이 원칙인데도 굳이 서울에다 건립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고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서울병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김희영(대구시 범어동)씨도 "가뜩이나 서울위주의 정책때문에 지방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마당에 이번 결정으로 지방 소외감이 더욱 깊어질 것이다"며 우려했다. 한편 기념관 건립 자체에 부정적인 독자들도 많았다.

김성열(포항시 환호동)씨는 "아직도 독재자 시비가 끊이지 않는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에 현정부가 나서는 것은 차기 선거용이다"며 "나라경제가 좋지 않은 이 시국에 몇백억이나 꼭 들여 기념관을 만들 필요가 있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崔昌熙 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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