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크게 늘고 있는 대구시내 준종합병원 및 병원급들의 입원환자들이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이들 병원들은 대부분 도로변이나 주택가에 건물만 달랑 짓고 입원환자들을 위한 휴식공간을 마련해놓은 경우는 전무해, 답답한 병실을 피해나온 환자들이 휠체어나 목발에 의지한 채 쉴 곳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환자들은 차량통행이 빈번한 병원주변 길거리를 헤매거나 주차장을 서성거리면서 항상 사고위험에 처해 있고, 병원 바깥을 나가지못하고 입원실이나 복도에만 머물 수밖에 없어 또다른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22일 오후 1시쯤 달서구 감삼동 ㄱ병원. 병원 현관과 골목길이 바로 인접해 있는 이 곳에서 만난 환자복의 전경호(21,달서구 감삼동)씨는 뙤약볕이 내리쬐는 곳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오토바이 사고로 입원한 전씨는 "휴식시설이 하나도 없다. 하루 종일 병원안에 있다가 답답해서 나와보지만 쉴 곳이 없어 오가는 차를 피해가며 동네를 한 바퀴 도는 게 고작"이라고 했다. 전씨는 "휠체어를 탄 환자가 이곳을 지나는 차량에 갇혀 오도가도 못하는 것을 보기도 한다. 병은 병실에서만 고치는 게 아니잖느냐"고 꼬집었다.
이 병원의 유일한 공간인 앞마당은 벤치, 나무그늘 하나 없고 주차장으로 오가는 차량의 통행마저 잦아 휠체어를 타거나 링거를 한 환자들은 바깥으로 나오는 것을 꺼릴 정도라는 것이다.
환자 장모(43.달성군 하빈면)씨는 "저녁에 나왔다가 쉴 곳을 찾지 못해 홧김에 링거걸이대를 끌고나가서 술을 마셨다"면서 "병원 앞 주점이 장사가 잘 되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휴식공간을 갖추지않은 두류3동 ㄷ병원은 대로변에 인접해 있어 환자들이 병원밖으로 나온다는 것은 엄두도 낼 수 없고 그나마 병원 5층에 설치해놓은 휴게실에는 5, 6명이 겨우 쉴 수 있을 정도이다.
송현동 ㄱ병원은 현관앞이 앰뷸런스 한두대가 들어찰 정도로 비좁고 주변은 주차장으로 막혀 있으며, 달서구 본동 ㅎ병원의 경우도 현관 바로앞의 대로와 주변 주차장으로 둘러싸여 있어 환자들은 사실상 병원안에 갇혀있을 수밖에 없다.
역시 대로변에 접해있는 동구 효목동 모 한방병원은 병원앞 인도마저 불법주차로 항상 막혀있고 병원 뒷쪽은 주차장이어서 환자들이 도무지 밖으로 나가 바람을 쐴 수 없는 형편이다.
중풍으로 1년째 이 병원에서 입원하고 있는 유모(49·북구 노원동)씨는 "우리같은 환자는 많이 걸으며 운동을 해야지만 산책 공간이나 휴식을 취할 곳이 없어 답답하기 짝이 없다"고 불평했다.
이에 대해 환자들과 시민들은 "병원내 휴식공간 설치가 법적 시설기준이 아니더라도 의료기관은 쾌적한 요양 환경 조성에 대한 직업적 윤리의무를 가져야한다. 당국은 최소한의 진료시설만을 규정한 의료법을 고쳐서라도 휴식공간 설치를 환자들의 권리로써 법제화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회1부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