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주 완벽복구…천재 비켜갔다

완벽한 대비가 엄청난 비 피해를 막았다.

상주지방에는 23일 203㎜의 비가 쏟아져 도내 최고 강우량을 기록 했으나 일부 농경지가 침수된 것 외에는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

지난 98년8월 상주시는 이틀 사이 무려 459㎜의 엄청난 폭우로 인해 전지역을 온통 휩쓸어 버린 수해가 발생했었다.

당시 비는 12명의 인명을 앗아갔고 1천700여 가구를 흙더미 속에 묻어 3천여명의 이재민 발생은 물론, 가축 농작물 구조물 제방 피해 등 그야말로 사상 최대의 물난리를 겪었다.

23일 상주지방에는 또다시 1년 평균 강우량의 4분의1에 해당하는 203㎜의 비가 단 하룻새 쏟아져 주민들은 또 수마가 덮치지 않을까 봐 가슴을 졸였다.

추풍령과 인접한 모서면의 경우 무려 244㎜의 비가 퍼부어 주민들은 또다시 98년 당시의 악몽을 떠올리며 종일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비가 오는 시간대 상주시청 상황실에는 연신 행정자치부와 경북도에서 걸려오는 피해 상황 확인 전화로 요란했다.

그러나 상황실 답변은 계속 "현재까지 아무 피해도 없다"였고 상대방은 "강우량이 200㎜를 넘어 섰는데 무슨 소리냐"는 대화만 반복됐다.

상부기관 관계자는 컴퓨터 기상도를 들여다 보며 상주지방에 무려 18시간 동안에 걸쳐있는 붉은 반점 표시를 들여다 보며 이정도 비면 아마도 상주는 곳곳 제방둑이 터지고 시가지가 침수 되는 등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을 것으로 예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날 엄청난 비에도 최종 집계 결과 피해는 농경지 침수 60여㏊가 고작. 이도 벼가 이삭을 패기 이전이기 때문에 하루만에 모두 물이 빠져 농사에는 지장이 없다는 것.수해복구 이전에 이같은 비가 내렸다면 아마도 상부기관의 예상이 그대로 적중했을 것이다.

상주 수해지역은 2천100억원을 투입, 항구 복구라 할 수 있는 개량복구로 98년말 마무리 됐다.

도로.교량.제방.수리시설 등과 하천내 하천부지 경작지 등 지장물을 모두 정리하고 강폭을 넓혀 물길을 되살리는 개량복구는 이번 상주에 내린 203㎜의 비 앞에 큰 위력을 드러냈다.

상주시 공검면 중소리 정모(68.농업)씨는"지난번 수해때 모두 유실됐던 마을앞 하천은 물론, 농수로 확장으로 이번처럼 엄청난 비에도 아무 피해도 없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내서면 능암1리 성모(72.농업)씨는"지난 50여년 동안 십여번은 비로 폐농을 해 비만 오면 가슴이 철렁했는데 이젠 비가 와도 안심이 된다"고 했다.

상주.張永華기자 yhjang@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