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차세대 국제우주정거장 '즈베즈다'12일 발사

지난 12일 오후 1시 56분(한국시간) 카자흐스탄의 바이코누르 우주기지내 81번 발사대에선 차세대 국제우주정거장(ISS)의 핵심 모듈인 '즈베즈다(별)'가 성공리에 발사됐다.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16개국이 지난 88년부터 600억달러(약 66조원)를 들여 추진해 온 '국제우주정거장 시대'의 본격 개막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무게 22t, 길이 12.9m인 원통형의 즈베즈다는 러시아가 만든 것으로 국제우주정거장의 가장 핵심 부분. 주 통제실과 우주인 숙소로 쓰이게 된다. 즈베즈다는 98년 지상 400㎞ 궤도에 올려진 2개의 다른 모듈인 러시아 '자르야', 미국 '유니티'와 26일 랑데부하게 된다. 당초 98년 5월 발사될 예정이던 즈베즈다는 3억2천만달러라는 천문학적 금액 때문에 4차례나 발사가 연기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발사됐다.우주정거장 계획은 미항공우주국(NASA)의 주도로 지난 82년부터 추진됐다. 우주환경을 이용하고 달과 행성 탐사용 중간기지로서 우주정거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지난 84년 레이건 대통령은 10년 이내에 우주정거장을 만들겠다고 큰소리쳤지만 미국 혼자서 엄청난 예산을 감당하기는 무리였다. 결국 92년 미국은 유럽우주기구 산하 11개국(네덜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독일, 벨기에, 스웨덴, 스위스,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과 일본, 캐나다, 브라질, 그리고 10년 이상 우주정거장을 운영하며 풍부한 노하우를 갖춘 러시아를 끌어들여 국제우주정거장 계획(프로젝트명 알파)을 수립했다.

우주정거장 건설은 참여 각국의 철저한 역할 분담 속에 이뤄진다. 러시아는 실험모듈, 우주정거장의 궤도 및 자세 제어용 추진계, 태양전지판, 탑승원 긴급탈출선(소유즈) 등을 제공한다. 미국은 실험 및 거주모듈, 전력공급계, 방열판, 자세제어계, 통신계, 긴급탈출선, 우주활동설비를 맡는다. 일본은 실험모듈과 로봇팔, 유럽우주기구(ESA)는 유럽실험모듈(콜럼버스), 캐나다는 우주정거장 조립 및 보수용 로봇팔을 제공한다.

국제우주정거장 알파 계획은 3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94~97년)에선 미국 우주비행사들이 러시아 우주정거장 미르를 방문, 우주왕복선과 미르의 도킹기술 등 주요 노하우를 배웠다. 2단계(98~99년)는 기본 구조물을 지상 435km 궤도에서 조립하는 시기였다. 2003년 3단계가 끝나면 우주인 7명이 생활하는 거주모듈을 비롯 6개 실험모듈이 완성된다. 2004년 1월 완성 예정인 국제우주정거장은 가로 110m, 세로 90m, 높이 40m, 무게 420t으로 내부공간은 747 여객기의 2배가량 된다. 총 투입금액은 무려 300조원.

특히 이번 국제우주정거장 건설에는 사람처럼 섬세한 조립 및 수리작업을 할 수 있는 로봇이 투입돼 위험 부담을 크게 덜 수 있게 됐다. '로보노트'라는 이름의 로봇은 크기나 모양이 사람을 닮았으며 두 팔과 다섯 손가락을 갖고 있다.

로보노트는 가상현실을 이용, 우주비행사가 우주선 안에서 하는 행동을 그대로 흉내내어 작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주인이 연장통에서 꺼낸 드라이버로 나사를 조이는 행동을 하면 우주선 밖의 로보노트도 그대로 따라한다. 사람처럼 물건을 가볍게 또는 꽉 쥘 수도 있고, 비틀거나 돌릴 수도 있다. 온도와 위치 인식도 가능하다.

한편 빠르면 10년 안에 우주정거장 운영을 통해 돈을 버는 민간 기업이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NASA는 민간기업이라도 능력만 갖췄다면 국제우주정거장의 운영권을 넘겨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NASA는 우주정거장 운영권을 넘겨주면서 받는 막대한 대가로 태양계내 행성 탐사계획을 추진할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정거장 건설에 워낙 엄청난 돈을 쏟아붓다보니 당초 계획했던 정거장 건설과 태양계내 행성탐사를 동시에 해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 우주정거장 관광객을 모집할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金秀用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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