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 반미 고조 주둔 미군입지 갈수록 약화

한국과 일본을 비롯, 미군 기지를 보유한 아시아 국가들의 반 미군기지 감정이 극에 달하고 있다. 정치, 군사적 자주를 앞세운 학생 중심의 반기지가 아니라 뺑소니, 성추행, 살인, 미군기지로 인한 생업위협 등에서 비롯된 민간인들의 분노가 연쇄적으로 폭발하고 있는 것이다.

북경대 정치학과 닝사오 교수는 e메일 인터뷰를 통해 "아시아의 미군은 냉전의 산물이며 미소 대결이 원인이었다. 현실적으로 소련의 위협이 사라진 만큼 미군의 아시아 주둔 필요성도 함께 사라졌다. 특히 한반도의 남북화해 분위기로 주한 미군은 존재 당위성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북 정상의 만남, G8 정상회담 등 평화 분위기 조성과 아시아 각국 국민들의 끊임없는 미군 기지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군은 꿈쩍도 않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주 뉴스위크 지에 따르면 미국이 두려워하는 적은 중국이다. 말로는 '전략적 동반자'를 들먹이며 '북한의 도발 억제'를 운운하지만 미국은 중국의 대만 위협을 아시아의 가장 큰 위협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중국의 군축 담당 관리 사쭈캉은 "미국이 600억 달러 이상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NMD(국가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중국의 장거리 핵미사일 전투력을 무력화 시키는데 목적이 있다"며 "중국이 가진 300여 기의 미사일은 더이상 위협이 되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관리들은 아시아 지역에 미국이 구축하게 될 전역 미사일 방어체제는 동북아 지역에 주둔 중인 미군은 물론 대만을 중국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1980년대 중국은 경제 성장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하지만 이제 중국은 동북아 맹주로서 위상을 되찾고 싶어한다. 그런 중국에게 아시아에 주둔한 미군은 눈엣가시. 하지만 미군이 아시아에서 단기간에 철수하지 않을 것은 분명한 것처럼 보인다. 미국방부가 지난해 작성한 '아시아 2025'는 2025년쯤 아시아의 거의 모든 국가가 장거리 정밀타격, 정찰능력, 대량살상 무기로 무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즉 이 지역이 향후 미국의 사활적 이익과 위협이 걸린 지역으로 부상할 것임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냉전 이후 잠정적 안정국면에 접어들었던 아시아는 다시 초강대국간의 힘겨루기 장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曺斗鎭기자 earf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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