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태 안보 협의 정례화

북한이 27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유일한 정치·안보협의체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공식 가입한 것은 전방위 외교가 결실을 보는 결정체라 할 수 있다.

북한이 쌍무적, 국제적인 모든 현안을 미국, 일본 등과의 협상을 통해 양자적으로 해결하려 하던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다자외교 무대에 본격 진입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오히려 다자무대에 데뷔함으로써 이번 7차 ARF의 경우와 같이 남북, 북·일 외무장관 회담 등 북한 외교의 최대 이벤트를 가져올 수 있게 됐다는 상황인식도 포함돼 있다.

정부는 북한의 ARF 가입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이 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전적으로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방콕을 방문중인 이정빈(李廷彬) 외교통상부 장관도 26일 남북을 포함해, 중국·일본·러시아와의 개별 외무장관 회담에서 이같은 입장을 표명하고 북한의 국제무대 진출을 위해 상호 지원·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북한이 ARF를 넘어 다자외교 무대에 점차 발을 들여놓게 될 경우 한반도에서의 전쟁재발 방지를 공식 천명한 6·15 남북 공동선언과 함께 한반도 내부와 주변 환경의 적대적 질서가 해체되는 효과를 촉발, 평화공존의 분위기를 확립시킬 수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은 ARF 가입으로 우선 아·태지역 안보문제 협의 과정에서 자신의 주장을 낼수 있게 됐다. 그간 ARF가 매년 의장성명 등을 통해 북한의 대량파괴무기(WMD) 개발 등에 우려를 표시했던 '역사'를 전환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작년 9월 유엔총회를 계기로 이탈리아, 호주, 필리핀과 외교관계를 수립 혹은 재개했던 것처럼 ARF 가입을 통해 캐나다, 뉴질랜드를 비롯한 미수교국과 새로운 관계를 설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ARF 역시 그동안 아·태지역 안정기반 구축에 위협적인 요인으로 인식됐던 북한을 협의 테이블에 동참시킴으로써 진정한 아·태지역 안보 협의체로서의 면모를 갖출 수 있게 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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