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외무장관 회담이 어제 사상 처음으로 아세안 지역 안보포럼(ARF)이 개최된 방콕에서 열린 것은 남북 대화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평가된다.
남북 외무장관이 이날 회담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남북한이 외교협조 체제를 구축키로 합의한 것은 6·15공동선언의 구체화란 측면에서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 6·15남북공동선언이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남북양측이 모두 공감하고 있는 '실천적 합의'임을 이번 남북외무장관 회담을 통해 전 세계에 천명 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양쪽 장관은 남북한이 다자(多者)회의에 함께 참석할 경우 상호 공동이익을 위해 대화를 갖고 남북의 상주 공관이 있는 주재국에서 외교채널을 가동하는 등 공조(共助)채널을 구축 해나가기로 했다. 더구나 아시아 개발은행(ADB), 세계은행(IBRD),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등 북한이 아직 가입하지 못한 포럼이나 국제기구에서 가능한 한 북한이 활동을 시작하도록 우리측이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표명한 것도 눈 여겨볼만 한 대목이다. 우리는 이처럼 남북한이 외교적 공조를 통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야말로 외세의 개입을 배제하고 '자주적 통일'을 주창하는 6·15공동선언의 기본 정신을 구체화한 것으로 높이 평가한다. 실상 이날 회담의 첫머리에서 이정빈(李廷彬)외교통상부장관이 "남북선언의 정신에따라 화해와 협력을 증진시켜 나가자"고 하자 백남순(白南淳)외무상이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화답한 것이야말로 어떤 의미에서 앞으로 남북한이 지향할 바를 압축한 장면이 아닐까 싶다. 북한은 이번 방콕의 아세안 지역 안보포럼(ARF)에 가입하면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공식 등장한 셈이됐다. 그동안 국제 외교가에서 외면 당하다시피 했던 북한이 이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동참케 된 만큼 그에따른 책무도 성실하게 지켜야 한다고 본다. 다시말해 북한은 지금까지 국제사회에서 빚어온 반목과 대립구도를 화해 협력구도로 바꾸어 나가는 노력을 아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어쨌든 우리는 북한의 국제사회 동참을 같은 민족으로서 환영하면서 한편으로 북한이 벼랑끝 외교를 멋대로 구사하던 구태를 벗고 외교적 약속을 지키는 책임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거듭 태어나기를 또한 당부한다. 지난번 오키나와 G8정상회담에서 남북 공동선언을 지지한데 이어 이번에는 ARF가 의장 성명을 통해 남북화해와 협력을 지지했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남북한이 정상회담과 외무장관 회담을 통해 '한핏줄이 화해했음'을 세계에 거듭 선언한 것이 됐고 전 세계 또한 우리의 이러한 화해를 받아들이고 있음을 뜻한다. 이제 남북한이 사심없이 7천만 민족이 하나되는 길을 꾸준히 열어나갈 때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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