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N세대

미래의 사이보그형 인간이라고 말하는 n세대는 가상공간에서 살며 거기에서 즐거움을 얻는다. 기계와 나 사이의 만남의 장-거기가 그들의 일터요, 놀이터요, 사교의 장이요, 토론의 장이다. 엄청난 정보와 세계 수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들은 스스로 확장되어감을 느낀다. 그들의 가장 큰 특징은 기계가 이처럼 생활화됐다는 점이다.

그곳은 또한 판타지의 공간이다. 그들은 온갖 게임들에서 스스로 고대 희랍의 전사가 되어 적을 무찌르기도 하고 마법사가 돼 괴물과 싸우기도 하며 가공의 체험을 한다. 그들의 의식 한 쪽은 애니메이션, 만화, 판타지소설의 마법과 환상의 세계에 머물러 있다. 그들은 그 속에서 시공을 초월하고 고금의 시간과 지구와 우주의 공간이 혼재된 무한 상상력의 세계를 헤맨다.

온통 암실이 된 로댕갤러리에서 백남준의 작품들을 본 놀라움은 기계로도 인간의 상상력과 감정과 철학을 이만큼 담아낼 수 있구나, 하는 것이었다. 인간화된 기계들-기계와 더불어 살아가야 할 우리의 삶이라면 기계를 따뜻이 끌어안는 이런 작업은 필연의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 그리고 의 정신이었다. 특히 후기의 레이저작품들에서는 TV, 비디오 등 싸늘한 금속성의 기계에 인간의 숨결을 불어넣기 위해 그가 기울인 노력들이 우주적인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뻗어나가고 있는 듯 했다.

net세대는 21세기를 이끌어나갈 주체들이다. 이기주의, 조급성, 인간성 상실 등으로 비난하는 사람도 많지만 비판은 언제나 있어왔다. '왜 안돼?'하는, 변화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새로운 감각, 그 폭발적인 잠재력을 우주적 상상력과 우주적 창의력으로 이어가기를 바란다. 김일연(시조시인·동화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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