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28일 한나라당과의 임시국회 소집을 위한 협상마저 이뤄지지 않자 원내대책회의를 열어 자민련과 함께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민주당이 경색정국의 부담을 무릅쓰고 단독국회 소집에 나선 것은 일단 국회를 열어 약사법개정안과 추경예산안 등 시급한 현안 처리에 나서면 '민생을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확산될 것이고 한나라당도 어쩔 수 없이 국회로 돌아올 것이라는 압박전략의 일환이다.
민주당 정균환 총무는 28일 "추경예산과 민생법안은 하루빨리 처리해야 하며 약사법은 여야가 합의했고 본회의에도 상정돼 있으므로 늦어도 내주 초에는 국회를 열어 통과시켜야 의약분업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8월1일부터 본격 시행되는 의약분업을 제대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이에 앞서 약사법개정안을 처리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단독국회 소집의 명분인 셈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27일 휴가를 중단하고 급거 귀경, 당지도부로부터 당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국회법 처리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도 정국 정상화와 단독국회 소집에 대한 명분쌓기라는 시각이다. 또 민주당은 밀약설에 대해 정 총무가 "이회창 총재에게 염려를 끼쳤다면 유감"이라는 선에서 사과를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정창화 총무가 당내 강경파들의 경질 요구에 총무직 사퇴서를 던지는 바람에 여야총무간의 협상창구가 마비된 것도 민주당이 단독국회를 소집하게 된 배경중의 하나가 됐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국회로 복귀하지 않는다면 국회파행에 대한 부담에도 불구하고 단독국회를 강행한다는 자세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 일각에서 민생현안 처리에는 협조해야한다는 입장도 제기되고 있어 절충의 여지는 남아있는 셈이다. 한나라당도 국회파행에 대한 부담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밀약설을 제기한 정균환 총무의 사퇴와 사과 등을 고수하는 한 단독 국회는 여야간의 충돌로 파행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미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차 출국하려던 이인제 상임고문 일행에게 '출국금지령'을 내리고 소속의원들의 외유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출국한 김종필 명예총재 등도 국회가 소집되면 내주 초 곧바로 귀국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결국 국회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국회법과 약사법, 정부조직법 등 민생현안을 한꺼번에 처리한다는 복안이다.
徐明秀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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